그가 불현듯 스며들었고
소리 없이 감내한 시간들 더듬으며
헤어질 그날을 헤아리는 아침
벌써는 뭉근한 그와의 만남을 천천히
예비함이요
아직은 그와 이별을 서두르고 싶은
간절함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에게 스민
흑백의 시간들
벌써와 아직을 되뇌다 보면
후련하게 잘 견뎌내었다며
나를 토닥여줄 그날이 오리라
기차처럼 왔다가 홀연히 떠나가는
가을입니다. 치열했던 계절을 지나 풍성했던 들녘이 허허로워지는 즈음.
모처럼 이른 아침 기차를 탔습니다. 룰루랄라 여행이라면 더욱 기쁘겠지만 사무실을 벗어난 자체로도 그저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벌써와 아직을 대여섯 번, 아니 평생 반복하며 기차를 타겠지만 이 또한 내 몫이니 잘
견뎌내렵니다. 가을은 이름 자체만으로도 너무 설렙니다. 떠나기 전에 부지런히 만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