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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숙 Oct 14. 2022

벌써와 아직

그가 불현듯 스며들었고

소리 없이 감내한 시간들 더듬으며

헤어질 그날을 헤아리는 아침


벌써는 뭉근한 그와의 만남을 천천히

예비함이요

아직은 그와 이별을 서두르고 싶은

간절함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에게 스민

흑백의 시간들

벌써와 아직을 되뇌다 보면

후련하게 잘 견뎌내었다며

나를 토닥여줄 그날이 오리라


기차처럼 왔다가 홀연히 떠나가는

가을입니다. 치열했던 계절을 지나 풍성했던 들녘이 허허로워지는 즈음.

모처럼 이른 아침 기차를 탔습니다. 룰루랄라 여행이라면 더욱 기쁘겠지만 사무실을 벗어난 자체로도 그저 홀가분한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벌써와 아직을 대여섯 번,  아니 평생 반복하며 기차를 타겠지만 이 또한 내 몫이니 잘

견뎌내렵니다. 가을은 이름 자체만으로도 너무 설렙니다. 떠나기 전에 부지런히 만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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