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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화창조 Jan 03. 2025

아이가 생겼다! (1)

 아내가 아이를 가졌다.   

  

 결혼하고 정확히 1년이 지나고대했던 아이가 생긴 것이다

난 장남이고 우리 집이 손이 귀한 집안이라서 어른들도 무척 기다린 희소식이었다아내 산부인과 첫 진료 때나는 마침 회사 단체 여행(Incentive Trip) 중으로 해외에 있었는데 아내의 들뜬 목소리를 수화기 너머로 들을 수 있었다     


 얼마나 기쁜지

함께 간 동료들의 쏟아지는 축하 환호성을 들으며 기쁜 마음을 겨우 진정시켰다.

새 생명에 대한 기대감어른으로서 제 역할을 했다는 안도감 등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이제 겨우 우리 나이 서른이 된 우리 부부는 이때부터 모든 것들이 새로운 경험으로 다소 우왕좌왕하기는 했으나 비교적 슬기롭게 10개월 지낸 것 같다 

    

 동네 산부인과는 내 거래처인데 개인적으로도 형님 같은 분이셨다. “여자애가 좋아남자애가 좋아?” 장남인 내 사정을 잘 아시는 분이라서 답이 뻔한 질문을 하셨다그래도 뻔한 대답을 할 수야 있나. “첫애인데 뭐라도 좋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35년 전 성별을 가르쳐주는 것이 엄격히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다. “ ‘뭐라도’ 좋지!” 충분히 답이 되었다이심전심. 잘~~ 전달되었습니다!

     

사실 부모님은 아들을 엄청 기다리셨지만 진짜로정말로 우린 상관없었다그저 좋기만 했다그날 우리는 기분 좋게 맥주 한잔했다. (아마 나 혼자 마셨을걸아내는 술을 못한다대신 치킨은 엄청 좋아한다아마 치킨만 먹었을 거야

그리고 딸이 태어날 때까지 부모님은 아이의 성별을 모르셨다.  

   

 임신 기간 내내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입덧도 없었고 말이다단지 아내의 차멀미가 좀 더 심해진 정도순탄했다어머니께서 올라오셔서 팔뚝만 한 잉어를 고와주셔서 아내가 곤욕을 치르면서 다 먹은 일이 해프닝이라면 해프닝이다.     


1990년의 일이다이어지는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하자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행복 엔돌핀이 뿜뿜한다

생각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해지다니 놀라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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