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인사나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물건을 줌. 또는 그렇게 준 물건. 선물의 사전적 의미다.
예전엔 감사함을 표할 때 직접 만나 주는 경우가 참 많았다. 손에서 손으로 주고받음이 곧 마음이자 예의라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다. 물론 거리가 멀거나 하면 소포로 부치기도 했지만 말이다.
근데 언제부턴가 작은 직사각형 기기 속에서 선물이 슝슝 날아다니게 됐다. 이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크든 작든 직접 얼굴을 보고 줘야지 성의가 없다, 뭐 어떠냐 바쁜 일상에서 소소한 '마음 챙김'같아 오히려 부담 덜 하고 좋다 등등.
음 나는 어떤가 하면 처음엔 전자였다. '기왕 줄 거면 만났을 때 또는 만날 때 주지 굳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그냥 날씨가 하도 좋아 너 커피 한 잔 마시라구" 하며 보내준 아는 이의 커피선물이 그리도 고마울 수가 없었다. 자주 만나지 못해도 난 종종 너를 생각해 라는 그의 메시지(마음)가 전해져서였을까?
그 후로 나도 아는 사람들에게 (카톡) 선물하기를 통해 마음을 전한다. 생일인 친구에겐 커피와 조각케이크 세트로 달달하게 축하를 보낸다. 오롯이 너를 위해 먹으라고 꼭 1인 세트로. 축하할 일이 있는 사람에겐 수제 초콜릿으로 마음을 포장하고, 힘든 이에겐 달디단 카페모카나 마키아또를 보낸다. 몸과 맘에 당충전하고 힘내라고.
다들 비슷한 마음인가 보다. 나 역시 선물함에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초콜릿들이 잔잔하게 깔려 있다. 추운 날엔 추위를 피한다고 한 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엔 비 피한다고 들어가 한 잔, 때론 글감이 떠오른다고 무작정 들어가 한 잔씩 마시며 그네들에게 '너 덕분에 오늘의 의미가 남다름'이라는 고마움의 카톡을 날린다.
선물함이 비어 돌멩이를 차고 있는 라이온을 보며 인간관계를 생각하다 찍은 사진
며칠 전 오후 3시쯤, 날이 은근 더워 비장의 카드를 쓰려 선물함에 들어갔다. 이런... 선물함이 비었다고 (내가 좋아하는) 라이온이 씁쓸하게 돌멩이를 차고 있네 그려. 언제 다 썼지? 일단 카페에 들어왔으니 디카페인 라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어디 보자~선물함을 그리 자주 쓴 것 같진 않은데... 아마도 바쁘다는 이유로 한동안 친구나 지인들과 소통을 많이 안 했나 보다. 뜨거운 라떼를 앞에 두고 그네들에게 안부를 보낸다.
"더위에 지지 말고 우리 잘 버티자." 라고.
그들의 카톡에서도 라이온이 쓸쓸하게 돌멩이를 차는 일이 없도록~ 다시 미소 짓도록~ 커피 한 잔과 더불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