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운동은 늘, 두 가지 다른 길 위에 서 있는 기분이다. 한쪽은 운동을 아주 잘하는 사람들, 쉽게 말해 체력이나 근력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길이다. 그들은 운동을 무척 자연스럽고 즐겁게 소화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저런'이란 탄성이 나올 정도로 경이로운 성과를 이끌어낸다. 반면에 다른 길은 나처럼 운동을 잘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길이다. 나는 후자의 길을 걷고 있다. 매일같이 운동을 부지런히 하거나 고난도의 운동을 소화해 내는 사람은 아니지만, 운동을 좋아하고 또 운동을 하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에서 운동과 가까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매일 자연스럽게 '오늘 운동은 뭘로 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집안일을 하면서도, 일상적인 소소한 일을 처리하면서도 운동에 대한 고민은 끊임없이 나를 따라다닌다. 사실 이런 생각이 너무 자주 찾아오다 보니, 어쩌면 내가 운동에 중독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중독이라기보다는 나 자신을 위한 기대와 열망이라고 깨닫게 된다. 운동을 통해 더 나은 나를 만나고 싶다는 소망 같은 거니까.
그렇다고 기대와 열망 지수가 높다고 해서 결코 '가볍게 운동해야지'라고 말하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아니다.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기까지 긴 시간과 고민이 필요한 사람이다. 운동을 할까 말까를 수없이 저울질하며 머릿속에서는 온갖 이유들을 떠올린다. "지금은 너무 피곤해." "내일 더 나은 컨디션일 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식의 생각들이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지만, 결국 나 자신과의 협상을 통해 운동을 시작한다.
운동에 대한 내 고민은 나를 자주 검색의 세계로 이끈다. SNS에서 다양한 운동 정보와 다른 사람들의 운동 루틴을 찾아보는 것을 즐긴다. 요즘 사람들이 어떤 운동을 즐기는지, 어떤 루틴이 효과적인지 등을 탐구하며 나에게 맞는 운동 방식을 찾는다. 그렇게 찾은 운동 중에서 특히 실내 자전거와 스쾃, 그리고 요가의 다운독 자세는 나의 일상에 하나씩 그러나 천천히 자리 잡은 동작들이다. 실내 자전거는 집 안에서도 쉽게 할 수 있고, 드라마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피곤했던 하루의 무게가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또한 다리 근육이 탄탄해지고, 허리의 피로가 풀리면서 몸 전체가 조금씩 깨어나는 듯한 감각을 얻는다. 스쾃은 간단해 보이지만, 그 효과는 분명하고 강력하다. 허벅지가 조금씩 강해지는 느낌 때문에, 처음 시작은 50회였지만 지금은 평균 100회를 넘고 있다. 또한, 요가에서의 다운독 자세는 나에게 있어 몸과 마음을 동시에 돌볼 수 있는 중요한 운동이다. 이 동작을 할 때면 온몸이 길어지고 스트레칭되는 기분이 들면서, 하루의 피로가 서서히 풀려나가는 것을 느낀다. 특히 컴퓨터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몸의 근육이 뻣뻣해지는데, 다운독 자세는 그런 긴장을 풀어주기에 효과적이다. 그래서 마치 '해야만 잠에 들든다'라는 맹신 아닌 맹신으로, 잠들기 전에는 꼭 하려고 애쓴다.
검색하며 몇 가지 찾은 동작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매일 부지런히 운동하는 사람은 아니다. 쉬는 날이 더 많은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는 동안에도 "운동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언제든 다시 운동을 시작할 준비가 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실내 자전거와 요가 매트는 늘 눈에 보이는 자리에 깔아 두고 있다. 그리고 운동은 나 자신을 돌보는 행위이자 즐거움이라서 "자주 하지 못해도 괜찮아"라고 늘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중요한 건 운동을 좋아하는 나를 발견하고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니까. 운동을 통해 활력을 되찾고 나 자신과 더 가까워지는 경험이야말로 내가 운동을 떠올리는 이유니까. 그래서 지금도 나는 운동을 생각한다. '오늘도 해야겠지?' 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