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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이 있어서 그런지

by 지망생 성실장 Feb 22. 2025

얼마 전부터 눈이 엄청 피곤했다. 졸리지도 않은데 눈이 자꾸 감기고, 눈이 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정신과에서는 피곤해서 그렇다. 남들처럼 8시간 9시간 자서는 몸이 복구가 안 되는 상황이기에 그냥 좀 쉬고, 활력을 주는 약을 줄 테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사 2개를 하고, 일요일도 없는 삶을 살고, 시아버님의 병환 소식에 나름 약한 멘털이 흔들려서 그런가, 정말 나는 피곤에 약하구나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약을 늘려도 계속 눈을 뜰 수가 없는 것이다. 

검색해 보니 뇌에 문제가 있으면 눈을 잘 못 뜨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틱처럼 오는 경우도 있고, 눈 아래가 떨리는 증상이 깜빡임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등의 정보를 봤다. 심지어 당뇨가 있으니 당뇨가 눈으로 온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까지 생겼다.

아무리 정신과 약을 열심히 먹어도 눈이 피곤하고, 깜빡이고, 못 뜨는 현상이 없어지지 않으니 인터넷 검색까지 하게 된 것이다.


뇌? 파킨슨의 증상? 

아... 정신병이 심해지니 뇌에 병이 생겼나... 

이제 먹고살만하니 죽을병에 걸렸나 등등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무서워서 안과에 가는 것이 두려웠다. 

게다가 어차피 피로감 때문이라고 말을 들으면,,, 결국 그게 정신병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중 삼중 정신병만 더 확인하게 되는 것도 싫었다.


그래도 이러다가 일을 못할 지경이 되면 안 되지 싶어서 큰 맘을 먹고 안과를 갔다.


안과에서 이런저런 검사를 하더니 

바로 내 병은

내 병은!!


"안구 건조증"이었다.


아니, 안구 건조증이 이렇게 괴롭다고?

겪어보지 않아서 그런지

내 생각에 안구 건조증은 그냥 눈알을 더 예뻐 보이게 하는 사람들이 안약 넣는 것 아닌가 생각했었기에

안구 건조증이란 병명에 실망(?) 안도 허탈 했다.


그런데 정말 차를 타고 가면 절대 눈을 뜰 수 없고

길 걸을 때도 눈부시고, 시리고, 따가워서 눈을 뜰 수가 없어서

익숙한 길은 거의 눈을 감다시피 하면서 걸을 정도였는데

안구 건조증이 이렇게 까지 괴로운 병이었다는 것이 정말 신선했다. 


2가지 안약을 처방받고, 정말 열심히 안약을 넣었더니. 3일 만에 생각보다 많이 눈이 좋아졌다.

물론 히터가 틀어져 있는 곳이라던지

햇빛과 바람이 강한 낮에는 눈을 뜨기 힘든 것은 여전하지만

무조건 눈을 감고 자려고만 하던 며칠 전보다는 훠얼씬 나아진 것이다. 


정신병이 있기에

뭐든 정신병이 원인이라고 습관적으로 생각을 하고,

의사 샘도 정신에서 ( 주로 스트레스 ) 원인을 찾으려고 하시는데

때로는

정신병이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뭐.. 만병의 원인이 스트레스라서

안구건조증도 정신병이 원인이라면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정신과약으로 치료되지 않으니까

다른 전공의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정신병만 탐구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암튼 그 안약이 뭐라고

안약 몇 방울에 희망이 보이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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