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오늘, 사랑의 본질
남자친구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었다. 사귀기 전에는 도도하고, 똑 부러지고, 개인생활 잘하는 그런 멋진 여성 같았는데 사귀고 나니 너무 다 해주려고만 하고, 항상 기다리고, 자기 생활이 없고, 가끔은 지친다고 했다. 여자친구가 아니라 엄마 같다고들 했다. 언제나 옆에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헤어지면 너 같은 여자 없다며 다시 찾아오고…
다들 나쁜 놈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나였다. 나는 진심으로 사랑했는데 왜 다들 그런 말을 했을까 싶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남을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고, 그런 날 남들도 사랑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잘 보이기 위해 했던 행동들은 과했고, 그런 행동들이 상대방을 지치게 했다. 나도 상처받았지만 상대방도 상처받았다. 나를 모두가 사랑해 주었고 나 또한 모두를 사랑했지만 우리는 모두 미성숙했을 뿐이다.
“사랑이 도대체 무엇일까?”
사랑을 알기 위해 사람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했다. 사랑의 갈증이 해소되지 않던 그냥 평범했던 어느 날, 나는 남편을 만났다. 우리 두 사람은 마치 소설 한 편을 펼쳐 놓은 듯 사랑했다. 오묘한 심리전, 헤어짐과 만남의 반복, 치열한 투쟁... 챕터가 나뉘어 가는 사랑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이야기를 나누고 상처와 기쁨도 함께 했다. 불안한 갈등도 있었지만, 큰 싸움 없이 재미있는 연애를 했다. 완전한 사랑을 이룰 것만 같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사랑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특히 결혼을 하고 나서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결혼은 서로의 삶을 나누는 것이다. 함께 나누는 것.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오랜 시간 살아왔기에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제일 시급했다.
서로의 삶이 어떻게 다른 지 이야기 나누었다. 부모님은 어떠신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는지, 주 양육자는 누구였는지, 친구들은 어떤 지, 어떤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연애했을 때 비슷한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그 깊이가 더욱 깊었다.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어느 순간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만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기 시작했다. 나도 남편도.
나를 사랑하려 노력하면서 남편이 다르게 보였다. 오롯이 그 사람 자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서로의 삶에 대한 대화를 했다. 솔직한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수용하려 노력했다. 내가 서운한 만큼 남편도 서운했고, 내가 이해한 만큼, 남편도 이해해 오고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만큼 남편도 나를 사랑하고 있었는데 그런 쉬운 사실을 잊고 서로를 할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는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해냈는데 말이다.
사랑이란 참으로 고요하면서도 금세 변화무쌍해지는 바다 같다. 그 바다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찾아가며 항상 함께한다. 끝없는 항해. 남편과 결혼하고 어느덧 9주년이 되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했지만 나 그리고 남편의 사랑은 아직도 완전하지 못하다. 그래도 서로에게 가장 힘든 순간 제일 먼저 손 내밀어 사람이라면, 이 정도도 훌륭한 사랑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소중한 인연,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일곱 번째 오늘, 끝.
• 오늘의 질문 일기•
Q1.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Q2. 사랑이라는 단어를 보고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