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빈제이 Bin J Nov 01. 2020

지금은 나를 되돌아봐야 할 때

좋은 생활 습관이 내 몸을 살린다

    고질적인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내 안에서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루하루 견디는 매일의 시간을 어떻게 잘 지나갈 수 있는가, 그리고 대체 어디에서 이 아픔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봤어요. 질문의 답에 대한 시작점은 다름 아닌 '나를 되돌아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두 가지 질문


    악화된 건강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증상이 있고, 몸의 회복을 원한다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건강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갖고 있는지? 둘째,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을 갖고 있는지?



당신의 식습관은 어떤가요?


    식습관을 검토해 보는 방법으로는 '미토콘드리아 식이요법'에 근거해서 되돌아보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그 기준을 그저 '균형 잡힌 식단'이라 하면 애매한 표현인 것 같아서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미토콘드리아 식이요법'이란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잘못된 식습관을 갖고 있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검사지 같은 느낌입니다. 마치 몰랐을 때는 모르고 지냈지만, 검사를 통해 진실을 깨닫게 된 이상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사실과 같은 것이죠. '그동안 내가 먹는 식탁에는 뭐가 있었더라?' 떠올리고 보니, 저의 식단에는 단백질과 지방은 극소량이었고, 주로 탄수화물이 대부분의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낼 수 있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당'에 의지해서 살아왔던 겁니다.


    습관의 패턴은 늘 이런 식이 었어요. 아침 식사 대신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떡이나 빵을 챙겨 먹습니다. 그리고 12시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먹으러 가죠. 메뉴는 한정식으로요. 당연히 건강한 음식들이니 양껏 먹고요, 힘을 내기 위해서 밥(탄수화물)을 특히 더 많이 먹습니다. 1시가 되면 업무 시작과 동시에 살짝 졸음이 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든 눈을 부릅뜨고 졸음을 이겨내요. 초 집중을 해서 후다닥 기획물을 만들어내거나 여러 일들을 분주하게 처리하다 보면 어떤 날은 빠르면 오후 2시 30분부터, 혹은 정확히 오후 3시 30분이 되면 당이 슬슬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배가 고프다 느끼기 시작하죠. 배고픔의 신호를 느낀 저는 팔을 뻗어 가장 아래 서랍을 스르륵 엽니다. 그곳엔 늘 상시 준비되어 있는 과자가 있거든요. 소중한 간식 창고에는 바싹거리는 과자나 달달한 초콜릿 바가 간택되길 바라며 저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어떤 날은 미리 집에서 챙겨 온 떡을 꺼내 먹으며 '아 든든하다, 참 잘 챙겨 왔다'라고 생각합니다.


    식이요법이라는 검사지를 통해 반추해보니 이렇게 하루 동안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탄수화물과 당을 채우는 습관을 갖고 있던 저를 발견하게 된 거죠. 탄수화물은 에너지 지속력이 떨어지니 연료를 금방 더 채워 넣어줘야 하고, 당은 더 많은 당은 요구하게 됩니다. 그동안 이것이 악순환을 불러일으키는 습관인지 조차도 몰랐던 거예요.


    식이요법을 적용하고 난 뒤에는 쉽게 배고픈 일도 없어졌고, 많이 먹어서 배부르거나 더부룩할 일도 없어졌어요. 몸에 해로운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졸리거나 머리가 멍해지는 증상 또한 사라졌습니다. 전보다 명료해진 사고로 업무를 처리하게 되니 효율도 높아지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요.


    체성분 비율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악순환의 식습관을 갖고 있었을 때 측정해 본 인바디 검사에서는 단백질 함유량이 현저히 낮았고, 체지방은 비이상적으로 심하게 낮게 나와 트레이너가 깜짝 놀랄 정도로 균형이란 찾아볼 수가 없는 몸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약간의 저체중으로 측정되지만 지방량, 근육량, 수분량, 단백질량 모두 정상 범주안으로 나옵니다.


    일상에서 매일 먹는 식단이 병을 치유하기도 하고, 사전에 예방도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약이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평소의 식습관을 되돌아보는 것이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봅니다. 물론 저는 머콜라 박사도 아니고, 식이요법을 강요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각자가 맞는 치료 요법과 음식이 있을 것이고, 증상과 정도의 차이도 다 다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이렇게 저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은 '건강한 음식'의 중요성을 꼭 말씀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식습관을 되돌아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생활 습관은 어떤가요?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청결함? 스트레스 해소법? 저는 가장 짧은 단어로 말할 수 있어요. 바로 '잠'입니다. 사실 '잠'은 그동안 제가 가장 간과하고 있었던 영역입니다. 밤에 자는 시간은 아무 활동을 하지 않으니 생산적이지도 않고, 아주 아까운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남들 잘 시간에 제 방에는 꼭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밤에 자지 않고 새벽 1시를 넘기는 것은 기본이었고, 어떤 날은 새벽 4시 반이면 신문 돌리는 아저씨의 부지런한 발걸음 소리를 종종 듣곤 했죠.

    

    그 시간까지 뭐했냐고요? 자기 계발하는 데에 나름 열정이 뻗어서 늘 항상 이것저것을 했습니다. 관심사였던 디자인을 배울 때는 렌더링 한다고 안 자고, 어떤 날은 책 읽느라 안 자고, 또 어떤 날은 퇴근 후 이런저런 활동을 하고 늦게 들어와서 씻고 나오니 이미 12시가 넘었고 그런 식으로요. 그때는 일주일에 영화나 드라마 한 편 볼 시간도 없이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부심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돌이켜보니 단지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잠을 안 자는 아주 이. 상. 한. 습관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몸이 아파지니 마음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집니다. 밤늦은 시각,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생각이 긍정적으로 흘러갈 리가 없죠. 우울하고 울적해지는 겁니다. 그러다가 초록창에 '칸디다' 관련 검색어를 넣고 정보를 찾습니다. 스크롤을 내리고 올리며 이럴만한 정보를 찾지 못하고 병원과 한의원 광고성 글들만 보입니다. 걱정과 염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부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수면 시간은 늘 부족하고, 건강한 일상을 기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 되는 거죠. 실제로 저의 블로그에 칸디다증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문의 댓글을 작성한 시간 대를 보면 아주 밤늦은 시간이 80% 정도 차지합니다. 제가 그러했듯 불안감에 잠이 잘 오지 않는 경우도 있고, 생활 습관 자체가 올빼미 족인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검색해보는 밤늦은 그 시각에는 차라리 잠을 자는 것이 회복에 훨씬 도움될 텐데 말이죠.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줄여서 뭐 하나라도 더 해보겠다고 했던 날들을 생각해보면 열심을 쏟아봤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하지만 3년 넘게 극심한 칸디다증에 시달렸고, 건강을 회복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았어요. 일부러 잠을 잘 자지 않던 이상한 습관에 대해서 아주 깊이 반성했습니다. 몸이 망가지는 경험을 해보니, 사람의 몸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도록 우리 몸에도 정해진 시간과 법칙이라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인체의 자연 순리라고 해야 할까요. 법칙과 자연 순리를 거스르는 잘못된 행위, 사소한 습관이 어느 순간 면역체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치료 중에는 명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잠은 '자야 할 시간'에, '자신에게 맞는 수면시간을 채우고 있는지'를 한 번 되돌아보세요. 수면이 인간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필요하다면 숙면에 관한 책을 통해 수면법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바쁘고 일이 많으면 때론 잠을 줄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미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왔다면 잠을 간과하지 않아야 합니다. 부족한 잠은 점심시간에 잠깐 15분만이라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해보세요. 짧지만 쉼을 통해 에너지가 충전되어 오후에도 일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위의 두 가지가 바로 제가 칸디다증으로 고생하고 치유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정리되는 생각입니다. 약을 아무리 먹어도 기본 생활 습관(식습관이나 잠)을 바꾸지 않으면 증상에 차도가 없거나, 치료가 매우 더디고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몸의 염증질환을 잡기 위해 균을 죽이는 약을 썼지만, 밀가루나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평소에 섭취한다면 약을 먹고 죽어가던 균에게 살아나라고 심폐소생술을 시키며 먹이를 주는 셈이 되니까요. 그리고 면역력을 기른다고 아무리 좋은 영양제를 먹더라도 충분한 수면시간을 지키지 않고 몸이 무리를 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영양제로 돈만 탕진하는 격이라고 봅니다. 


    기본으로 돌아가 몸이 좋아질 수 있는 좋은 습관을 지키면, 양약이든 한약이든 영양제이든 치료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것은 치료가 되는 몸을 만들기위한 기본적인 필수 단계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이전 09화 아프다는 것의 의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