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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Jan 15. 2024

드디어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이 끝났다.

이제 진정한 사회복지사가 된 걸까?


먼저 결혼한 지 6개월 밖에 안된 신혼생활 속에서 공부하는 남편을 위해 옆에서 든든하게 지원해 주고, 응원해 주었던 선배 사회복지사이자 현재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내 아내에게 정말 감사하단 말로 이 글을 시작하고 싶다. (여보의 빡센 강의 커리큘럼과 피드백으로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b)


200점 중 120점 이상이면 합격인 사회복지사 1급 시험에서 가채점 결과 138점을 받았다. 아직 가채점 결과이기 때문에 완전히 합격했다고는 말 못 하지만 그래도 안정권의 점수다. 드디어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이 끝났다. 작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고, 시험 보기 1주 전엔 매일 새벽 2시까지 공부해 가며 정말 최선을 다했다.


2019년 2월 처음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 입사한 후 5년 만에 사회복지사 1급 자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5년이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내가 사회복지사가 될 거란 생각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채 살아왔고 지금 이렇게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신기할 따름이다.


https://brunch.co.kr/@bjh8904/10


2년 전인 2022년 2월에 내가 브런치스토리에 썼던 글이다. 이때만 하더라도 장애인당사자단체 종사자로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없는 내 자격지심에 대한 글이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없지만, 자격은 갖추고 싶은 사회복지사 이야기가 부제다. 2023년 대학원 졸업 후 2급 자격증이 나왔고, 앞으로 나올 1급 자격증 보다 저 글을 썼을 때의 나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단 생각은 변함없다.


우리 회장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장애인당사자주의'는 장애인당사자뿐만 아니라 장애인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이 '장애인당사자주의'라고 얘기하신다. 이 말을 좀 빌리자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이 사회복지사가 아니라, 사회복지사로서의 마음과 현장의 문제를 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 사회복지사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보니 사회복지사가 되었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계속해서 공부하고 전진해 나가는 선택을 했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전공을 공부하고, 노인요양토털케어플랫폼인 질병노노 에디터로 활동하고, 서울시시민참여예산 복지, 여성, 환경 분야 서포터즈에 참여하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사회복지사 연구자 모임에서 현장에 계신 분들과 함께 공부했다. 그리고 이번 사회복지사 1급 자격시험까지 이어졌다.


https://brunch.co.kr/@bjh8904/84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사실 진짜 공부하기 너무 싫었다.) 내 체력이 이젠 더 이상 책상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욱더 강의를 자주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책상이 아닌 곳이라도 어떻게든 공부를 할 수 있게 하였다.


매일 출퇴근 길에 박문각 어대훈 선생님의 사회복지사 1급 강의를 들었다. 다빈출 강의, 핵심 기본 이론 강의, 핵심기출 강의, 핵심요약 강의, 최종모의고사까지 릴레이로 이어지는 강의를 전부 다 들었다. 매일 2배속으로 출근할 때 듣고, 퇴근할 때 듣고, 잠깐의 짬이 나면 항상 어대훈 선생님 강의를 들었다.


어대훈 선생님은 평소 공부하던 내 습관들을 다 버리고, 자격증 시험공부에 최적화된 공부 방법을 알려주었다. 여러 번 회독하고, 학문하지 않고, 외워야 할 것들은 무조건 외우고, 맞출 문제들은 꼭 맞힌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그래서 엄청 높은 고득점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합격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소위 '깜지'로 불리는 방법으로 공부했다. 팔이 저릴 정도로 빽빽하게 필기를 하고 공부를 해야지 공부를 한 거 같은 마음이 들었고 정서적으로 편안했다.


하지만 이번엔 강의를 최대한 빨리 들으면서 회독을 여러 번 하면서 필기 위주보단 눈과 귀로 공부하는 학습방법을 선택했다. 8개의 사회복지전공필수 과목의 이 방대한 양을 손으로 써가며 공부했다면 아마 절반도 공부를 못했거나 내 손이 아작이 났을 것이다. 이래서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문각 어대훈 선생님의 최종모의고사 때 108개로 불합격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정확히 1주일 뒤 본시험에서 30개를 더 맞았다. 원래 어대훈 선생님의 최종모의고사가 어렵다고는 들었다. 그럼에도 합격점수가 아니어서 멘탈이 흔들리고 긴장감이 높아졌다. 최종모의고사가 남은 1주일 동안 새벽녘까지 공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거 같다.


평균적으로 사회복지사 1급 시험은 응시생 중 30% 정도의 합격율을 보인다. 이번 합격생을 합하면 이젠 20만 명이 넘지 않을까 싶다. 전체 사회복지사 자격증 1,2,3급 보유자 중 1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13%~15% 정도라 한다. 이제 나도 사회복지사 중 이 영역 안에 들어가는 사람이 되었다.


https://brunch.co.kr/@bjh8904/58


이렇게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나만의 스토리가 있었다. 어쩌다 사회복지사가 되었고, 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전공을 하고, 사회복지 분야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면서 전문성을 계속해서 쌓아 가고 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에 내 스스로 뿌듯하고 자랑스럽단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는 한두 달 공부하면 되는 자격증일 수 있다. 사회적으로 대단한 자격증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자격증 하나를 따기 위해서 지난 5년이란 시간과 세월을 함께 해왔다. 각자의 필요가 다르고 용도가 다르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선 너무나도 소중한 순간이다.


공부하기 너무 싫은 순간도 많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에 대한 회의감도 표현했다.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을 해왔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분명 도움이 될 소중한 존재다.


사회복지사 1급 공부를 하는 사람들 각자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급수가 직급을 이길 수 없을 것이고, 급수가 경험을 무시하진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각자가 위치한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자격증임엔 틀림없다.


이번에 사회복지사 1급 시험공부를 한 우린 알고 있다. 이걸로 인해 앞으로 우리가 속한 조직과 일하는 현장이 많이 바뀌지 않을 것이란 걸 말이다. 1급이 직급에 저항해보고, 2급이 1급에게 이기지 말란 법 없다. 자격증이 없다고 자격조차 없는 것 또한 아니다. 그렇게 극적인 변화는 없지만 공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2024년 제22회 사회복지사 1급 시험 공부한 모든 분들께 고생하셨다고,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학생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부모로서, 젊은이로서, 나이가 쪼금 들었던 분으로서 각자의 위치에서 모두 다 최선을 다했을 거라 생각한다.


이젠 또 새로운 공부를 기다리고 있다. 난 올해부터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키워드가 있는 사회복지사, IT분야에 최적화된 사회복지사, 기술력을 확보한 사회복지사로서의 역할을 위해서 또 한 번 나아가려 한다.


https://brunch.co.kr/@bjh890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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