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학년별 리딩
이제 막 뉴질랜드 삶에 적응 중인 4세 아이에게
영어책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 뉴질랜드 전체 학교가 아닌 우리 아이 학교 기준으로 쓴 글입니다. 학교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유치원-저학년 시기 (~Y1)
영어로 자기 이름 쓰는 것이 전부였던 딸아이가 5살 생일이 지나고 학교에 들어갔다.
Y0(0학년) 때는 학교 ESOL 수업에서 진행한 파닉스와 동시(Poem), 그림과 짧은 문장들의 프린트물로 수업한 것을 가져왔다. 그것과 함께 학교에서 매일 읽는 Reading book을 집에서 읽었다. 그게 전부였다.
나는 이 나라 교육제도에 맞춰 배워오는 딸을 가만히 바라보고, 응원해 줬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어쩌면 고마웠다. 내가 계속 한국에서 살았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배워온 관습과 학습 그대로를 알려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첫째는 아주 천천히 나아갔고, 6개월이 지나서야 아웃풋을 시작으로 종알종알 떠들기 시작했다.
Y2~Y4 (6~8살)
그전까지는 페이지 당 세, 네 문장으로 이루어진 책을 한 권씩 읽었다면, Y2때부터는 원하는 책을 조금씩 시리즈별로 읽기 시작했다.
아이와 처음으로 같이 읽기 시작한 시리즈는 13-Storey Treehouse(Andy Griffiths), Magic Tree House(Mary Pope Osborne)였다. 그리고 곧이어 Roald Dahl 시리즈로 이어졌다. Roald Dahl 시리즈는 위트와 센스가 있어서 우리는 곧 그의 팬이 됐다. 원서를 두 번째로 영화화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과 세 번째로 제작된 '웡카(Wonka)' 그리고 '마틸다(Matilda)'도 영화로 찾아봤다.
Y4가 되면 학교에서 Reading book과 함께 School Journal이라는 매거진을 읽는다. 글 크기는 작아지고, 글밥은 많아진 매거진을 통해 글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그 때쯔음 유행처럼 해리포터 시리즈를 시작한다. 우리 아이 역시 친구들의 추천으로 처음 호기심을 가졌다. 책 두께에 비해 술술 읽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이제 내 할 일은 영어가 아니라 한글 가르치는 일이구나.' 싶었다. 어느샌가 아이는 자연스럽게 영어책으로 스며들었다.
Y5~
지금부터는 책을 읽는다기보다 문해력과 어휘에 집중한다. 학교에서 개인 패드 지참을 허락하는데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준비해 둔 챕터북을 읽고, 문제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Y4부터 어휘노트를 사용해 단어를 배우고, 암기한다. 정해진 교육제도는 아니지만 Reading과 함께 에세이를 쓰기 위한 Writing도 배우기 시작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학교에서 진행되는 리딩 과정을 알게 됐고, 아이가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다양한 책을 접하게 됐다.
한글 책이든, 영어 책이든 우리는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읽으며 다른 세상에 빠져든다. 이렇게 오늘도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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