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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May 15. 2024

유산소 VS 근력

어느 날, 산신령이 물었다.


어느 날, 산신령이 물었다.

"유산소 운동을 안 해도 될 체력을 갖고 있느냐?"
"아.. 아닙니다."
"그럼, 근력 운동을 안 해도 될 체력을 갖고 있느냐?"
"아.. 아닙니다."
"솔직하도다. 그런 너의 착한 심성에 감동하여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모두가 필요한 체력으로 주겠노라."

"............ 네?!"


그렇다. 금도끼와 은도끼를 모두 거절해서 모두 다 받은 심성 좋은 나무꾼처럼 나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모두가 필요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3-7km 정도를 약간 빠르다 싶을 정도로 걷던 나의 유산소 운동은 일을 시작한 후부터 사라져 버렸다. 할 일은 왜 이리 많고, 하루는 어찌나 짧은지.

그 대신 10-30분씩 매일 근력운동을 해왔다. 즉, 한 가지 운동만 했다는 얘기다.


4개월이 넘어가자 팔과 복근에 근육이 살짝 보일 정도가 됐다. 아이돌 배에만 보인다는 11자 근육을 발견하고는 기쁨의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 자신이 기특하다고 스스로를 칭찬하며 가족들에게 자랑했다. 물론, 가족들은 시큰둥했지만.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 며칠 불안감과 우울함이 지속됐다. 이유를 찾으려고 해 봐도 찾을 수 없었다. 운동도 하기 싫고, 사람들과도 말하고 싶지도 않고, 기분이 축 처졌다.


어느 주말, 가을이 끝자락이 아쉬워서 집에 있겠다는 아이들을 끌고 공원에 나갔다. 바람은 조금 차가웠지만 햇살은 눈부셨고, 향긋한 풀내음과 귀여운 새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살며시 좋아졌다.



회사-집-육아의 일상이 반복되면서 그동안 스트레스 풀 기회 없이 살았구나 느끼게 됐다. 그래도 공원 언덕길을 오르락내리락, 다리도 건너가며 3-4km 유산소 운동을 하니 몸에 열이 살짝 오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머리가 복잡하고, 산만할 때, 다른 사람으로 인해 화가 나고 속상할 때, 걷고, 걷고, 또 걷고 뛰다 보면 감정이 사그라들고 차분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유산소 운동은 꼭 해야 한다.


근력운동은 이유가 없다. 그냥 해야 한다. 체력과 힘 모두 근육을 통해 나오기 때문에 근육을 키워야 한다. 나이가 들면 근육량은 자연히 줄어들기 때문에 힘이 없고, 다치기 쉽다. 건강히 잘 살려면 근육 운동은 이유를 따지지 말고 그냥 해야 한다.


그래서 결론은,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꼭 시간을 내어 걷고, 근력운동은 지금처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쁜 시간에 둘 다 할 시간이 어딨어?!’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핸드폰 스크롤 할 시간 30분만 쪼개면 사실, 할 수 있겠다. 한 번 생각해 봐라. 당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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