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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Oct 18. 2023

와이프가 정반대인 남편의 말을 번역합니다.

번역 경력 11년

나는 MBTI가 INFJ이고, 남편은 ISTP이다. 상황에 따라 변하겠지만 어찌 됐든 결과는 그렇게 나왔다. 공통점이라고는 I(Introvert) 하나만 있다.


연애시절에는 서로가 그렇게 말이 잘 통할 수 없었다. '남자사람과 말이 이렇게나 잘 통한다고??' 우리는 친구일 때부터 8년간 연애사부터 학교, 취직 등 많은 고민을 상담해 주고, 서로의 마음을 읽어주었다. 2년간 연애할 때에도 정말 많은 대화를 했고, 미래를 그렸다. 이것이 내가 결혼을 결심했던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알고 보니 우리는 전혀 비슷한 점이 없었다. 콩깍지가 씌었던 우리는 서로에게 맞춰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는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다른 생각과 대화를 하며 살고 있다. 동상이몽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쉬운 이해를 위해 연예인을 찾아봤다.

INFJ 성격을 가진 여자 연예인: 아이유, 수지, 소녀시대 태연, 김이나 작사가님..

ISTP 성격을 가진 남자 연예인: 박명수, 은지원, 주우재 님...


그러던 중 MBTI라는 성격 유형 테스트가 유행을 하기 시작했다. 장난 삼아해 본 결과에서 또 한 번 놀랐다. '우리가... 이렇게 안 어울린다고?' 테스트 결과를 믿고, 신뢰하지는 않지만 왜 자꾸 의견이 엇갈리고, 생각이 이렇게도 다른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었다.


그동안은 내가 많이 참았다. 아니, 참았다기보단 내 성격이 떠오르는 많은 생각들로 정확한 타이밍에 할 말 못 하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편은 웬만해서는 그냥 넘어가버리는, 관심을 갖지 않는 성격이다. 아마 내가 번역하고자 하는 말들을 남편은 기억조차 못할 수도 있다.


부부사이에 참고, 이기고, 지고가 어디 있을까,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던데, 우리의 이런 다른 점을 싸우지 않고, 풀어나가기 위해 그간 10년의 경력을 가지고 남편말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 마음에도 응어리가 생기지 않고, 남편도 나에게 자상함(?)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곳에는 가족, 친척, 친구도 없어 의지할 곳은 우리 둘 뿐인데 감정이 한구석에 남아 소용돌이친다면, 둘 다 마음 둘 곳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남편의 말 이해하기 프로젝트. 길지 않은 시기에 회차가 마무리되길 바라며 시작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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