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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 Mar 03. 2024

문지방 앞에서

시 #28


둘러싼 작은  안에 갇혀

우연찮게  너머를 동경하고 나니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 모두가
 
위태로워


자그마치  걸음 내딛기에도

숨을 편히  수가 없다

 

건너 뻗어갈 세상과

고 아득한

내 단칸방 사이에 서서

 

쉬이내쉬고 쉬이들이쉬는 

 간극에 발맞추어

 앞에 들이닥친 어둑시니같이

 

쉬이내쉬고 쉬이들이쉬며

춤추듯 휘청이다

축축한 두려움에 사무쳐

발톱으로 문지방을 긁는 일이 허다했다


문득

발아래 아스라이 놓인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 절망  덩이

 

저 밑

깊고 푸른 바다에 

퐁당

 

시원한 바람이 이는 소리가 들리는다

그곳을 그리며

오늘도 문지방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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