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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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비가 오면 사라질지언정
내 미련한 발자국이 땅에 깊숙이 스미어
오늘만이라도 너에게로 가는
거룩한 발자취가 되기를
서슴지 않는 일이다
살아내는 것도 이와 같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어느 날
타오르는 홍염에 다가가
산산이 흩어지는
찰나의 뜨거운 먼지가 되어
기꺼이 사라지는 일이다
살아내는 것도 이와 같다
나는 바란다
살아내는 것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언젠가 영혼의 비상(飛翔)을 앞다투어 꿈꾸는
단 한 번의 날개 짓이 되기를
사랑하고 살아내는 것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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