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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 Dec 18. 2023

좋아하고 사랑하는

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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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비가 오면 사라질지언정

내 미련한 발자국이 땅에 깊숙이 스미어

오늘만이라도 너에게로 가는

거룩한 발자취가 되기를

서슴지 않는 일이다

 

살아내는 것도 이와 같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어느 날

타오르는 홍염에 다가가

산산이 흩어지는

찰나의 뜨거운 먼지가 되어

기꺼이 사라지는 일이다

 

살아내는 것도 이와 같다

 

나는 바란다

살아내는 것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언젠가 영혼의 비상(飛翔)을 앞다투어 꿈꾸는

단 한 번의 날개 짓이 되기를

 

사랑하고 살아내는 것도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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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이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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