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8
둘러싼 작은 벽 안에 갇혀
우연찮게 그 너머를 동경하고 나니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 모두가
위태로워
자그마치 한 걸음 내딛기에도
숨을 편히 쉴 수가 없다
건너 뻗어갈 세상과
비좁고 아득한
내 단칸방 사이에 서서
쉬이, 내쉬고 쉬이, 들이쉬는
숨 간극에 발맞추어
문 앞에 들이닥친 어둑시니같이
쉬이, 내쉬고 쉬이, 들이쉬며
춤추듯 휘청이다
축축한 두려움에 사무쳐
발톱으로 문지방을 긁는 일이 허다했다
문득
발아래 아스라이 놓인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 절망 한 덩이
저 밑
깊고 푸른 바다에
퐁당
시원한 바람이 이는 소리가 들리는다
그곳을 그리며
오늘도 문지방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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