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혐오가 심해요

자기를 보는 눈

by 방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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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길가에 돌보다 쓸모가 없는 구제불능의 쓰레기입니다."

30대 여성의 한탄이다.

이제 그만 자기혐오를 멈추고 싶다고 했다.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 사연을 쓴다고 했다.

(8월 2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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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자는 부모님의 강요 속에서 살았다.

자랑스러운 딸이어야 했다.

명문중, 명문고, 명문대를 가야 했다.

그런데 명문고까지는 성공했으나 명문대는 실패했다.


지방대를 다녔는데 부모님은 학비와 생활비만 대주고 졸업식에도 오지 않았다.

취업 대신 대학원을 선택했다.

대학원이라도 명문대를 나와 만회하고 싶었다.

하지만 두 번 자퇴하고 세 번째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원을 두 번이나 자퇴한 것은 정신과 치료 때문이었다.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았다.

의사는 심각하지 않으니 약만 먹으면 된다고 했다.

지금도 약을 먹고 있다.


친척들이 모일 때 부모님은 사연자가 명문대를 다닌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럴 때마다 죄책감을 느꼈다.

이제는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하신다.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한 번 떨어졌다.


공부를 대충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될 것 같지 않다.

사연자 자신은 무능하고 쓸모없는 쓰레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제는 자기혐오를 멈추고 싶다.


잠도 잘 자고 싶고 부모님한테 인정도 받고 싶다.

그래서 사연을 올렸다.

살겠다는 의지를 가졌음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이 의지만으로는 어렵다.


먼저 자신의 모순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 가진 의지 속에도 모순이 있다.

철저하게 부모의 눈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상태로 어떻게 마음이 편안해질 수 있을까.


'내 인생은 나의 것'임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아무리 부모라 하더라도 내가 아니다.

벌써 나이도 30이 넘었는데 마음은 아직 부모한테 의존하고 있다.

이 모순을 해결하지 않으면 평생 자기 삶을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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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안에선 통을 굴릴 수 없다.

통 밖으로 나와야 통을 마음대로 굴릴 수 있다.

부모가 정해 준 틀 속에서는 주인으로 살 수 없다.

부모의 틀 밖으로 나와야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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