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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면서 상대방이 나를 잘 이해해 주고,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때 느끼는 감정은
' 아 이 사람 말 잘 통하네 '
우리들은 언어를 통해서 살아간다. 나의 기분, 감정, 느낌, 희망 등등 여러 가지를 언어에 담아서 표현하려고 한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상대방의 언어를 잘 귀 기울여야 한다.
누군가 그런다. 일본인과 같이 살면 일본어도 할 줄 아시겠네요? 아쉽게도 필자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른다.
아내를 만난 곳은 호주였다. 우리는 서로를 만나기 전부터 영어를 하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도 영어로 말을 걸었고, 연애할 때도 영어가 주된 언어였다. 영어라는 공통어가 있으니깐 다른 언어를 잘 안 하게 된다.
한일 부부로써 10년 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공통된 언어가 있느냐 이다. 둘 중에 누가 한국어를 하던, 일본어를 하던 상관은 없다는 거다.
둘 다 같이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있으면 대화가 가능하다.
연애를 할 때에는 말이 안 통해도 된다. 왜냐? 이해해 주니깐. 말이 안 통해도 이해해 주니깐. 지금은 서로 알아가는 단계이니깐.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데 말이 좀 안 통한다고 문제가 될 것은 아니다. 이때는 싸움도 거의 없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 가정을 이루고 나면, 이 부분은 큰 문제로 다가온다. 가족끼리 살면은 새롭게 결정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어떠한 것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상대방의 동의도 필요하고, 설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상대방이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 그러면 서로 감정이 상하게 되고 싸움으로 번진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언어 능력은 전문가적인 실력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대화가 가능한가 이다.
국제결혼을 해서 헤어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언어적인 부분도 상당하다고 본다.
언어로 인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상대방에서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키려고 하지만 언어적인 문제로 인해서 이해가 잘 안 된다면, 설명해 주는 사람은 답답함을 느끼고,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 목소리가 격앙되기 시작한다. 이해가 잘 안 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서 이해가 어렵다. 이것이 몇 번 반복되다 보면 듣는 거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이게 계속 반복되다 보면 대화단절이라는 것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 아 다르고 어 다르다 '
라고 해서 단어 하나에 의해서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아내의 영어실력이 필자보다 좋다. 아내가 말하길 본인은 생각자체를 영어의 문법처럼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필자는 아직 그 수준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 필자의 성격상 대충대충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마인드가 있어서 그런지 기본적인 언어를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몫했다.
아내의 한국어 실력은 필자의 일본어 실력에 비하면 월등하게 높다. 아내는 영어, 일본어, 한국어를 할 줄 안다.
한국어로는 간단한 일상생활 대화가 가능할 정도이다. 아내는 한국 드라마를 좋아했었고, 빅뱅 등 한국 문화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었다. 관심이 많은 쪽이 보다 언어 습득에 빠름을 보여주는 것 같다.
본인이 불편함을 느끼거나, 생존에 필요하거나 하면 언어는 보다 빠르게 습득된다. 하지만 언어를 배워 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면 시간이 보다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이전에는 일본어를 거의 몰랐었지만 지금은 예전보다는 많이 알게 되었다.
엄마와 아이는 일본어로 대화한다. 필자와 아이는 한국어로 대화한다. 엄마와 아이가 무슨 대화를 하는지 못 알아듣기 때문에 필자가 불편함을 점점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일본어가 예전보다는 많이 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아내와의 연애 초기에 일본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LINE 앱을 이용했다. 카카오톡과 다르게 라인에는 자동번역기가 있다. 그룹채팅을 만들고 그곳에 필자와 아내 그리고 번역기 로봇을 초대한다면 실시간으로 한국어, 일본어 번역을 해준다. 한국어로 채팅하는 것이 익숙했기에 필자는 한국어로 입력하고, 아내는 일본어로 입력하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러다가 아내가 호주에서까지 굳이 번역기를 사용해야 하냐고 물어왔다. 앞으로도 호주에서 살 것 같으니 영어를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기는 하다. 편리함 때문에 번역기를 사용했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영어실력은 감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우리들은 그 뒤로 번역기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는다.
번역기를 사용하면 100% 올바르게 번역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번역기의 성능이 좋아서 대화가 가능하기는 하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상대방에 대해서 더 이해해줘야 한다. 같은 말을 쓰는 한국사람끼리도 언어 전달이 잘 안 돼서 얼마나 많이 의견 다툼이 있는가? 특히 거주하는 국가의 언어와 다른 언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언어에 대한 어려움 + 외로움이 더해진다.
친구 만들기? 그것도 언어가 뒷받침돼야지 가능하다.
재미있는 일화로, 아내가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곳은 규슈이다. 흔히들 말하는 후쿠오카가 있는 4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진 일본에서 가장 밑에 있는 곳이다. 규슈 내에서도 미야자키라는 곳에서 자랐다.
미야자키의 일본어 사투리는 억양이 세다. 그래서 다른 지역의 일본인들은 미야자키의 사투리를 전혀 이해 못 한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비슷한 발음으로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들이 많이 있다.
" 무료, 도서관, 가족 " 등등 이러한 단어들은 모든 일본인들이 잘 알아듣고 이해한다.
하지만 미야자키 몇몇의 사투리 문장들은 한국어와 비슷한 점 이 있다. 미야자키 내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사투리 중에서 " 대게 힘다레따 "라는 말은 한국어의 " 되게 힘들었다 " 하고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저 말을 물어본 대부분 일본인들은 " 대게 힘다레따 "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고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리고 미야자키의 사투리 억양을 보면 왠지 북한말을 듣는듯한 느낌을 가끔씩 받는다.
어떻게 한국에서 사용하는 비슷한 언어가 일본까지 넘어가서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지는 의문이다.
이런 것을 보면 아주 옛날에 한국이랑 일본 사이에 무엇인가 연결되어 있던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