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

20240229

by 축복이야



선물 같은 하루
있었다가 없어지는 하루
다시 만날 기약을 해야 하는 오늘
당신과 만났네요

보너스 같은 건 아닙니다
난 원래부터 있었던 거예요
당신의 걸음과 달라서
이제 도착한 것뿐입니다

생일 같은 오늘이 좋습니다
혼자 걷던 길 위에 있는 당신이
그림 같기도 하고
꿈인가 싶기도 합니다
내가 기억하던 당신도
당신이 기억하던 나도
아닐 수 있겠지만 말이에요

짧은 만남으로 속을 채워봅니다
아무도 없는 길이 어두워
내 속에서 빛을 내야 할 때마다
오늘을 조금씩 꺼내어
심지를 세우고 천천히 녹여가며
또 그렇게 걸을 거예요

내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나를 잊을 수도 있겠구요
그렇다고 내가 없는 건 아닙니다

이렇게 아침을 맞이하고
바쁘게 움직이다
누군가를 향해 사랑스럽게 웃기도
돌연 튀어나온 미움을 털어내지 못해
뒹구는 밤도 있겠지만

그렇게 일 년을
또 걷다가 일 년을
세월이 빠르구나 하고 일 년을
다시 만날 날을 떠올리다 일 년을

그러다 보면
찬란하게 우린 만나겠지요
반가움에 와락 안을 수도
그 품이 따뜻해 더욱 짧은 오늘이
아쉽기도 하겠지요
그리던 장면이 아니었다 해도
나는 그렇게 걷고, 걸을 거예요
쉽지 않은 오늘을 감사해하며,
그래야만 하니까요

남들과 다른 시간을 품고
살다가 살아내다가 우리
하얀 매화가 봄 눈송이처럼 깨어날 때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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