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만 특별한 우리집 샐러드
까다롭게 생각했던 샐러드 이제 어렵지 않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딸.
샐러드 메뉴가 까다롭다고 느꼈던 나.
샐러드를 자주 먹고 싶은 딸.
어떻게 샐러드를 자주 먹을 수 있지?라고 생각했던 나.
양배추 오이와 직접 키운 새싹 샐러드 / 양배추 당근 오이 케일 샐러드지중해 샐러드를 검색하면 그릇에 담긴 아름다운 자태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다양하고 고운 빛깔을 품고 있는 과일과 채소의 조합은 음식을 뛰어넘어 예술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샐러드와 친해져야 할 것 같아서 자주 검색해 보곤 했는데 감탄이 절로 나오면서 괜히 의기소침했던 지난날이 생각난다.
케일 우엉 오이 샐러드 / 우엉 당근 양배추 샐러드하루 두 끼를 먹는 우리집 밥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메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샐러드. 지중해 샐러드를 보고 기가 팍 죽었던 내가 이제는 정신을 좀 차렸다고나 할까.
‘샐러드가 별거야? 그냥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버무려서 맛나게 먹으면 그게 샐러드지.’
양배추 오이 케일 샐러드 / 우엉 당근 케일 샐러드처음엔 나물처럼 무쳐서 먹던 채소를 서로 모아 모아서 샐러드로 먹기 시작했다. 샐러드라는 메뉴가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왜 어렵게만 생각하냐는 딸의 말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딸이 샐러드를 꽤 좋아하는데 내 몸이 힘드니 다른 요리 하기에도 벅차서 자주 만들어주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것을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고 한다. 나는 샐러드가 손이 많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하기 싫다고 생각해서 노력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든 실행해보지 않고 포기부터 했던 나의 과거를 반성한다.
양배추 오이 김 샐러드 / 우엉 당근 흰 적 양배추 오이 샐러드과일샐러드는 재료만 먹어도 맛있지만, 채소 샐러드는 적절하게 소스를 넣어 버무려 주면 자주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나는 가공된 소스는 넣지 않고 직접 만들어 먹는다. 들기름, 검은깨 가루, 된장, 마늘, 유자, 레몬즙을 이용한 소스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아보카도오일과 올리브오일을 넣어 먹기도 했다. 지중해식단에서 빠지면 안 될 것 같은 식물성 지방인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은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8개월 정도 먹었다.
케일 새싹 오이 샐러드 / 우엉 당근 흰 적 양배추 케일 샐러드아무리 몸에 좋은 식물성 지방이라지만 가공되어 나온 식품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먹는 것이 과연 딸과 나에게 긍정적인 효과만을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고민 끝에 올리브오일 대신 다른 소스를 먹어보기로 했다. 그 소스가 바로 양파피클이다. 양파피클은 반찬으로 먹기 위해 만들어놓은 기본 반찬인데 샐러드 소스로 사용하니 물리지 않고 계속 먹게 된다. 생양파를 먹는 방법으로 양파피클만큼 좋은 방법이 또 있을까 싶다.
딸이 매일 먹는 참들깻가루 한 숟가락 / 양배추 오이 깻잎 샐러드우리집 샐러드에 빠지면 안 되는 재료가 있다. 10년 정도 먹고 있는 재료의 주인공은 들깻가루. 생들깨를 깨끗이 씻어 약한 불에 말리듯 볶아 껍질까지 갈아 넣는 들깻가루는 우리집 샐러드 맛을 결정짓는 진짜 중요한 주인공이다. 지금은 참깨와 들깨를 함께 갈아먹고 있다. 참깨는 가계에 부담이 되어 먹을 생각조차 못 했는데 친정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덕분에 귀한 참깨를 갈아먹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새싹 오이 양배추 케일 샐러드 / 당근 우엉 양배추 오이 샐러드들깻가루는 양파피클과도 잘 어울려서 샐러드 먹는 시간까지 고소하다. 매일 먹는 샐러드를 물리지 않게 도와주는 주인공이 바로 꼬소롬한 들깻가루와 아삭아삭 씹히는 양파다. 점점 진화해 가는 우리집 밥상은 늘 소박하지만, 딸과 나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고마운 음식이다.
흰 적 양배추 오이 샐러드 / 우엉 당근 흰 적 양배추 샐러드딸과 내가 수많은 통증과 씨름해야 했던 지난날과 비교하면 지금은 그야말로 황금 같은 시간이다. 우리에게 음식은 끼니를 때우는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닌 우리 몸에 귀하게 쓰임 받고 있는 것이다.
딸에게 물었다.
딸에게 음식이란?
“삶의 낙. 순수한 행복을 주는 것.”
그야말로 순수한 아이 같은 답변이다. 정해진 답은 없지만, 딸의 대답을 듣고 보니 욕심을 덜어낸 있는 그대로의 음식을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딸과 다르게 나는 건강한 음식은 무엇인지 가치를 먼저 따지기 바빴는데 또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다. 음식의 소중함을 이렇게 또 배운다.
엄마가 차린 평범한 밥상을 귀하게 여기며 맛나게 먹는 딸을 보고만 있어도 기쁘고 행복하다.
함께 치유하며 하루하루 발전해 가고 있는 엄마와 딸.
우리 모녀는 오늘도 들깻가루와 양파피클로 버무린 샐러드를 고소하게 즐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