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한 숟갈에 마음이 풀리다

“바지락 칼국수, 엄마의 말 한마디보다 따뜻한 위로”

by 라이브러리 파파

오늘따라 이상하게 속이 허했다.


배가 고픈 건지, 마음이 고픈 건지

스스로도 잘 모를 그런 날.


그럴 땐

칼국수다.

그것도 바지락 듬뿍 들어간 뜨끈한 국물 한 그릇.




주방 문을 열고

마늘과 대파를 휘리릭 썰어 넣고

바지락을 물에 헹궈 넣자

뚜껑이 덜컥 내려앉고

주전자 위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칼로 썬 면발 대신

손으로 주물주물 빚은 듯한 투박한 면발이

보글보글 끓는 국물에 퐁당 빠지면

그 순간, 마음도 같이 데워지는 기분이다.




처음 한 숟갈은 늘 국물이다.


뽀얗고 깊은 맛.

바지락 껍질이 스스로 열리며 흘려준 단맛이

그저 멸치나 다시마로 낸 국물과는 다르다.


두 번째는 면.

쫄깃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들어찬 그 식감.

그리고 어느새 국물은 흡수돼 더 진해지고,

젓가락질도 점점 빨라진다.


그리고 마지막은 김치.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 한 점을

국물에 살짝 적셔 한 입.

이보다 완벽한 조합이 있을까.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힘든 날이 있다.


그럴 땐 말보다 국물이 더 위로가 된다.

괜찮다고,

잘했다고,

지금도 충분하다고.


나는 오늘

바지락 칼국수 한 그릇으로

나를 다독인다.

다음 주도 버틸 수 있을 만큼.


따뜻하게 구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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