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엄마팔짜 펴주고싶다!
엄마 인생을 답답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건 중학교때 사춘기가 오면서 부터였던것 같다. 오빠와 나는 우리집 형편이 중상?쯤 된다고 여기며 살았었다. 힘들게 엄마아빠께서 일하셨지만 우리 앞에서 힘들다 내색안하셨고 , 주변 이웃이나 친구들 가족보다 자주 외식도 하고 여행도 다녔기에 여유롭다고 느꼈었나보다. 하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엄마를 대하는 아빠의 말과 행동, 그저 참고 이해해주고 다독거리는 엄마의 대처들이 답답해지기 시작했고 그 모든건 불평등해 보였다. 내가 봤을 때 엄마가 아빠보다 모든면이 융통성도 있고, 더 똑똑했다. 엄마가 교육의 끈은 길지 않으시지만 교육만 제대로 받으셨다면 국어선생님은 되지 않았을까 할만큼 머리가 좋으셨다. 그에 비해 아빠는 그 시대의 딱 남자상!이셨다. 내 가족, 내 사람은 무슨일이 있어도 지킬 남자! 하지만 감정이 먼저이고, 큰 소리가 먼저인...
표현도 잘 하시고 잘 챙겨주셨지만 아빠기분에 따라 엄마에게 함부로 대하시기도 했다. 함부로 라는 표현이 좀 거칠게 느껴지는데 말그대로 거친표현들이었다. 엄마를 무시하는듯한 말투, 화가 나시면 큰 소리를 내시고는 더는 대화하지 않으시든지 나가버리시는 행동들. 아빠의 성질을 잘 아는 엄마는 더 큰 싸움이 되기 싫어서 엄마가 큰 소리 칠 수 있는 상황이어도 참으셨다. 그렇게 길들여진 아빠는 70이 넘은 지금도 똑같다. 목소리의 데시벨은 엄마가 높아지긴 했지만 고혈압이 있는 아빠는 뒷목잡으시믄 청심환을 드셔야하는 일이 생기니 웬만하면 엄마가 져주신다.
이해가 안된다. 내가 어른이 되면서부터 난 이제 헤어지라고 농담같이 얘기했다. 서로 틱틱대지말고 자유롭게 각자의 삶을 사는게 어떻겠냐고...그럴때마다 두 분은 그건 또 아니란다. 미움도 애정이 있으니 그런거겠지? 하면서도 이제 살날이 그리 많지않은데 서로 조금더 존중하고 사랑하며 살수는 없는건지 답답하다. 50년을 그럼에도 한결같이 살아오신걸 보면 그 안엔 사랑이 존재하겠지만 그게 과연 진짜 사랑일까싶다. 내가 봤을 때 엄마는 여자로 진짜 사랑받는것처럼 느껴지지않았으니까. 그건 평생을 그렇게 다 받아줘버린 엄마의 탓도 있다고 본다. 며칠전 아빠의 병원이슈가 있었다. 응급실로 실려가셔서 입원도 하셨는데 그 와중에 또 엄마가 맛있는거도 제대로 안해준다며 힘든 엄마를 아무것도 안해주는 와이프처럼 말씀하셔서 내가 얘기했다.
"엄마, 외할매한테 좀 따져라. 내 팔짜 왜이리 만들었냐고!"
"외할매말고 큰외삼촌한테 따져야된다. 너거 외삼촌이 아빠랑 결혼하라했다이가"
난 대답했다.
"아니,그래도 외할매한테 따지야된다. 엄마팔짜가 그런거지. 아빠를 잘못 만나서 그런게 아닌거 같으니까.."
"그렇네, 그럴수 있네. 근데 니 외할매 꿈에도 안나오더라"
내내 생각했다. 이제라도 엄마 팔짜 좀 펴드리고싶은데
나도 그런 능력은 없는거 같아서 속상하다.
어떻게하면 우리엄마 팔짜 좀 펴드릴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