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술과 안주

행복을 느끼는 경향

by 수수
쥐포 소스
재료 : 고추장, 마요네즈
고추장과 마요네즈를 1:4 정도 비율로 잘 섞는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매운 음식을 잘 못 먹기 때문에 즐기지 않는 편이다.


맵다는 감각은 통증이라서 그 고통을 극복하려고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분비된다고 한다.

인체의 생존을 위해 분비된 호르몬으로

일시적인 기쁨을 느낀 사람들이

그 감각에 중독되는 건 아닐까?

맥주의 시작은 달고 끝은 쓰다

매운 음식을 찾는 마음을 잘 모르는 내가

나름대로 그걸 이해해 보고자 나의 기쁨을 떠올려 본다.

그러니까 내가 술을 마시고 느끼는 기분 말이다.

나는 술을 마시면 감각이 둔해지는 편이다.

손끝 촉각부터 둔해지는데

마치 피부가 몇 겹이나 두꺼워진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게 마비된 감각으로 통증을 잊으면

삶의 고통도 잊히는 것 같다.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니까,

어떤 용기가 생기는 것도 같으니까.

세로토닌세로토닌
안정감안정감
그가 생각하기에 예술의 목표는
아드레날린의 순간적인 분비로 인한 촉발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점차 경이와 평정의 상태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었다.
- 미셸 슈나이더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결혼을 앞두고 선생님을 찾아뵈었을 때

잠깐 동안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었다.
나는 상담 선생님이 말했던 행복에 대해 전했다.
그건 어떤 기대의 순간이라고,

무언가 이루어지기 전의 긴장과 설렘이라고.


하지만 선생님은 아드레날린, 도파민이 주는 흥분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지만
세로토닌이 주는 안정감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미 헤어진 지 오래되어

주체할 수 없는 감정 같은 건 모두 정리한 사람과

다시 만나 차분하고 안정적인 사랑에 빠져

결혼을 결심한 내가

세로토닌으로 행복한 사람일 거라고 덧붙이셨다.

바로 선생님 자신처럼 말이다.

그때 나는 행복에 대한 지식적 앎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와 당시의 내 상황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해석해 주시는

선생님의 시선을 선물로 받았다.

그 선물은 아직도

내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데 유효하다.


누가 진실 속에 있는 것일까? 누가 알겠는가?
그걸 알아야 할까? 사랑하려면 알아야 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사랑에는, 아니면 단지 귀 기울이는 데에는
전기적인 앎과는 다른 앎이 있다.
설령 앎이 사랑을 확장시키고
활력을 줄 수 있다손 치더라도
절대로 사랑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이해하려면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안 된다.
- 미셸 슈나이더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지는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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