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시시콜콜 09화

일단 한번 먹어보라니까

by 문장 수집가

여름이니까 아이스커피~~~~

한동안 광고에 나왔던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아이스커피를 수없이 마시곤 했다.


사실 커피맛도 제대로 모르면서


카페를 가도 아이스커피

집에서도 아이스커피

회사에서도 아이스커피


작년까지는 그랬었다.


사실, 올해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은

여름이니까 아이스커피~~~~ 를 외치게 될 줄 알았는데

예상치 못했던 변화의 계기를 맞이하게 된 일이 있었다.


만날 때마다 한 가지만 고집하는 나를 보던 친구가


"친구야 세상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단다.

녹차라는 친구도 있으니까

한 가지만 고집하지 말고

너의 맛의 세계를 좀 확대해 보렴"


"장담컨데

한번 맛보면 절대 헤어나지 못할걸"


녹차는 떫어서 싫고 절대 그 맛에 스며들지 않을 거라는 나에게


"일단 한번 먹어보라니까~~~~

친구야

나를 한번 믿어봐~~~"


하면서 건네준 오이오차 한 박스


받은 지 한참 되었지만 싱크대 안에 넣어놓고는 쳐다보지도 않았었는데

마침 사놓은 커피가 똑 떨어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마셔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녹차랑 친해질 수 없을 것 같다고 호언장담하던 나였는데

자연스럽게 목으로 넘어가는

이 부드럽고

떫지도 않은 이 맛은 뭐람

나도 모르게

핸드폰으로 검색 삼매경에 빠지고 말았다.


아니, 티백으로 된 제품 말고도 페트도, 스틱으로 된 제품도 있네


일단 시험 삼아 페트에 담긴 오이오차를 시켜서 마시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 맛의 세계에 빠져서

아들과 서로 먹겠다고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탄산음료만 고집하는 아들에게 나 역시 녹차를 권했고

아들 또한 나처럼 녹차음료를 절대 좋아하지 않을 거라며

엄마 생각해서 한 번만 마셔보겠다고 했는데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아들도 나도

다 먹지 말고 내 거 남겨놔 하면서 서로를 견제 중이다.


절대 그럴 리 없다고 말하던 나와 아들의 동선에는

이제는 커피와 탄산대신 녹차 음료가 자리하고 있다.


7월의 더운 어느 여름날

여름이니까 아이스녹차~~를 손에 들고


녹차의 참 맛을 알려준 친구에게 감사하고

습관적으로 마셨던 커피를 덜 마시게 해 준 녹차에게도 감사하고

탄산대신 녹차를 좋아하게 된 아들에게도 감사하고

검색 몇 번으로 일본의 제품을 살 수 있는 요즘 세상에 살고 있어 감사하고

절대라는 단어를 조금 선별적으로 사용하게 되어 감사하고

음료 이외에 아이스크림도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감사하고

내 나이에 숫자가 더 해질수록 투덜대기보다 고맙다는 단어가

자꾸만 쌓여가서 감사하고

나도 모르게 매일매일 감사하다는 말을 반복하게 되어

그 또한 감사한 일이라고

혼잣말 삼매경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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