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시시콜콜 08화

기다림이 주는 즐거움

by 문장 수집가

요즘의 나는


새로 산 화초에

새싹이 돋기를 기다리고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주문한 책이 얼른 내 품에 도달하기를 기다리고

토요일마다 새로 나오는 애니를 기다리고

퇴근길에 마주치는 고양이를 기다리고

오늘은 어땠어? 라고 묻는 아이들의 안부를 기다리고

간식 하나를 두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심술꾸러기 남편도 기다리고

동네 친구들과의 슬리퍼 모임도 기다리면서


그 기다림이 주는

그 어떤 즐거움과

그 어떤 만족감과

그 어떤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그전의 나는

나의 감정은 생략된채로

내가 주어인 삶보다

누군가가 주어인 삶을 살았다.


그때

나만의 19호실은 언제나 문이 꽁꽁 닫힌채였다.


지지고 볶았던 시간들로 쓰여졌던 소설책이 몇권은 되겠지만,

그 어떤 계기가 나에게 당도하면서 모든 것을 비워버렸고, 스스로 19호실의 문을 열고 나왔다.


19호실의 문을 더 굳게 닫을것인지,

아니면 열고 나올것인지에 대한

계기라는 것 ,

때라는 것,

타이밍이라는 것 ,

결국은 나의 선택과 의지였다.


그 덕분에

예전엔 미쳐 몰랐던 것들을 지금은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조건 없는 기다림과 기대감 없는 베품이 이렇게 즐겁고 설레는 일이라것을 말이다.


오늘도, 내일도

나만의 19호실은 기다림이 주는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내가 주어인 삶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나를 구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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