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서 식구들에게 밥을 먹었냐는 안부를 챙기는 것은 주로 나의 몫이었는데, 지금은 신랑도 딸도 아들도 나에게 밥은 먹었는지, 아픈데는 없는지를 수시로 묻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아버지의 기일이 다가왔고 그때부터 나는 한동안 밥그릇에 밥대신 눈물로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나를 걱정하는 가족들의 마음이 어떤것인지 알지만, 음식을 보면 아버지가 투병할 당시 밥 한숟가락 씹어서 삼키는데도 숨이 차서 힘들어 하시던 그때가 자꾸만 떠올라서 밥을 먹었다고 대충 둘러대다가 더 큰 잔소리를 듣고 있는중이다. 나에게는 그냥 며칠일뿐이지 않나.
요즘도 나는 티브에서 누가 죽는 장면이 나오면 어김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 식구들이 볼까봐 얼른 방으로 들어가서 눈물을 닦고 나오면 식구들은 또 울었어? 하고 물어온다. 나는 아니야..안울었어..라고 대답을 하지만 딸아이가
엄마 눈밑에 휴지가 붙어 있는데 왜 안울었다고 그래....
너무 울지마..
엄마가 그렇게 울면
하늘나라에서 할아버지가 슬퍼하시니까 조금만 울어 엄마....
라면서 등을 토닥여주곤 한다.
사실 나도 울고 싶지 않지만 어디 그게 내 맘대로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