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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푸른색 Oct 13. 2023

바질과 대파는 지금 동거 중


난리도 아니다. 이것저것 심다 보니 작물의 가짓수가 마구 늘어나고 있다. 고구마에 싹이 나서 심고 봉선화 씨앗도 심고 뿌리가 있는 대파 한 단을 사서 두 뿌리 심어봤다. 하루 종일 매의 눈으로 오늘은 무엇을 더 심어볼까 찾아 헤멘다. 햇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두니 식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치커리와 겨자도 매일 2~3장씩 뜯어 먹고산다. 우리에게는 이것이 작지만 건강한 행복이다.




처음에는 새싹 사이즈였던 바질. 절반은 실내에 두고 절반은 베란다에 두었다. 베란다에 있던 바질은 갑자기 폭풍 성장을 하더니 동그랗고 볼록한 싱싱한 잎을 보여주었다. 실내의 바질은 아직도 새싹 사이즈인데 말이다. 식물에게 햇빛과 바람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비가 오면 쓰러질까 노심초사했었는데 이제는 줄기도 제법 탄탄해져서 물을 주어도 휘청거리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창가로 가서 아이들이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한다. 온 가족이 창문 앞에 서서 우와~ 또 엄청 컸어~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다물지 못한다. 자연의 순리대로 커가는 푸릇한 식물을 보면 신생아를 키우던 시절도 생각나고 건강하게 크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다. 매일이 다른 아이들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신하는 식물들의 힘을 느끼게 된다.




바질을 심어 두고 비워두었던 자리에 대파가 들어서니 갑자기 생존 키트 같은 화분이 되어버렸다. 묘하게 어울리는 바질과 대파. 바질의 향이 이길 것인지 대파의 향이 이길 것인지 앞으로가 기대된다. 제주의 환경에 적응해서 크고 있는 식물들과 우리의 삶이 함께 변화되고 성장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자, 내일은 또 어떤 식물을 입주시켜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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