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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랑 Feb 01. 2017

연락을 기다린다는 건

언젠가는 도착할 당신의 답장

그저 하염없이 당신의 간단한 답장을 기다리는 그 일이 

때로는 얼마나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지 당신은 모를 테지.


조용히 떠 있는 초록 불빛 하나가 내 감정을 좌지우지한다는 게 얼마나 나를 슬프게 하는지.


하루 종일 연락을 받지 않던 당신이 바쁜 거겠지 하고 스스로 다독이며 연락할까 말까 

수십 번도 넘게 고민하다가 보낸 간단한 "뭐해요"라는 단어에 얼마나 큰 무게가 있는지 당신은 모를 테지.


답이 안 오는 화면을 바라보면서 내가 얼마나 참을성이 없는 건지 느낄 때면 가끔은 고민되기 해.

'아 그냥 얘가 나랑 연락하기 싫은 거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내가 포기하는 게 맞는 건지 

그러다 몇 분 후 바쁘다고 한 말에 나는 그냥 "뭐했어?" 이러면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 

정말 우리 관계에 어떠한 의미라도 있는지 항상 궁금했는데.  


결국 네가 나에게 말해준 어차피 얼굴을 볼 수 있는 공간에 있으면 굳이 다른 매체를 이용해서 

연락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한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그제야 내가 얼마나 너를 잘못 생각했는지 

깨닫게 되었지. 


나는 항상 너에게 편지 쓰는 걸 좋아했었어. 

그냥 정말 시도 때도 없이 내가 너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으면, 

내가 뭔가 표현을 조금 덜했거나 못했다고 생각하면, 너와 풀고 싶은 일이 있으면, 

너와 같이 즐기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냥 너에게 편지를 쓰곤 했지. 


다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과연 넌 내 그런 행동을 좋아했을까 의문이 들긴 하네. 

그러게. 나는 왜 그렇게 너에게 그렇게 매달렸을까. 이제는 약간 후회가 되네. 

그래도 꾸준히 뭐하냐고 물어본 건 나름대로 네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서였는데. 


그러면 나중에 나를 원망하지를 말지. 내가 달라졌다고 말하지 말지. 


난 몇 마디의 말과 몇 번의 손짓에 또 몇 개의 표정과 흐르는 마음에
울고 웃는 그런 나약한 인간일 뿐인데 대체 내게서 뭐를 더 바라나요
내가 줄 수 있는 것 그 이상을 줄 수 없음에 미안해해야 하는 건 이제 그만둘라요.

달라졌구나 참 많이도 변했구나 난 여전히 그대론데 넌 달라져버렸어
근데 혹시 한 번쯤 반대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나요 - NELL 한계 


결국 나도 힘들었던 한 사람일 뿐인데 당신의 연락을, 약간의 관심을 기다리던 그런 사람. 


점차 지쳐가면서 결국 너를 놓고 말았지. 

우리의 타협점은 과연 어디였을까. 


애초에 있긴 했을까. 


당신에게 나의 연락은 어떤 의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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