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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외계인 Oct 22. 2023

모닝페이지와 함께하는 새로운 시작

좀비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가기


요즘 나의 하루는 구직사이트를 훑어보며 시작한다.


원하는 곳을 찾으면 스크랩해놓지만, 그 중에서 실제로 지원하게 되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다. 수많은 회사와 직무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때론 나 자신이 작아지고 의문이 들기도 한다. 왜 이런 생활을 하는가?


하루가 저물어갈 때면 마음은 불안함에 휩싸이고, 머리는 수없이 많은 생각으로 혼란스러워진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런 방식으로는 살아가지 못한다는 깨달음이 찾아온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그래, 돌아가자.


조용히 앉아 호기심과 흥미를 느꼈던 순간들을 회상해본다.


천천히 내 안의 호기심과 흥미를 되살리다보니, 새삼 느낀다. 이것들을 다시 발견하고 정리하는 일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다. 영화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올 운명 같은 일에 기대어 인생의 의미와 방향성을 찾으려 했던 지난 모습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깨닫고 웃음이 나왔다.


어떤 사람이 말했듯, 인생은 2시간짜리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연속되는 시즌 드라마다. 오케이 좋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의 소지가 생긴다: 그러면 모든 시즌을 멋지고 완벽하게 살아내야 하는 걸까?






인생의 시즌들: 완벽함이 아닌 성장을 향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생각하다 보니, 좋아했던 드라마 '워킹데드'가 떠올랐다. '워킹데드'는 후반부 시즌으로 갈수록 주제에서 벗어나 길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제작진은 최선을 다해 스토리를 완성시켰다. 그들의 노력은 결과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작된 일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처럼, 우리 인생에서도 모든 것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정하기로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며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생은 변화하고 계속해서 진화하는 것일 뿐이다. 아마도 우리 모두 죽을 때까지 방향성과 목적에 대해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회피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오래 걸릴 수 있어도 괜찮다. 지금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기 위한 이 시간 또한 인생의 여러 시즌 중 하나일 뿐이니까.


시즌 7이 망하면? 시즌 8로 덮어쓰기 하면 된다!






SOLUTION: 모닝 페이지, 아침을 바꾸는 작은 실천


그래서 나의 하루는 이제 구직사이트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새로운 방식으로 시작한다 - ‘모닝 페이지'와 함께.


모닝페이지란, 매일 아침에 의식의 흐름대로 세 페이지를 쓰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창조성을 회복하고,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이다. 작가 줄리아 캐메론이 제안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시도하며 그 효과를 체험하고 있다.


나 역시 모닝페이지 실천을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나 긍정적인 효과를 체감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분명히 드러난 변화들이 있다.


첫째로, 아침에 눈을 뜬 후 바로 핸드폰을 확인하는 습관에서 벗어났다. 일어나자마자 알람을 끄는 것과 동시에 폰을 보기 시작하면 마치 악순환에 빠지듯 시간만 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잠에서 깬 상태에서 정화되었던 마음은 다시 자극적인 정보들로 가득 찼고, 그럴 경우 모닝페이지 따위는? 시시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핸드폰 대신 귀여운 알람시계를 구입하여 기상 후 바로 모닝 페이지 작성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노트에 글자를 한 자 한 자 적어내려가는 동안, 나의 생각과 감정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불안과 조급함으로 시작했던 하루가 천천히 흘러가면서 안정감을 찾게 되었다.


둘째로, 모닝 페이지 작성은 아이디어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와 걱정 등 여러 요소 때문에 창조적 사고와 아이디어는 자주 억제되곤 한다. 그러나 모닝 페이지를 통해 내면의 목소리와 진심으로 대화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을 발견하는 경험을 했다.




평가: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 나온 말이 떠오른다.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재난 영화’의 주인공'일지도 모르겠다는 그 말.


이 아포칼립스 같은 세상에서, 나는 좀비로서의 삶을 원하지 않는다. 눈을 뜨자마자 책상에 앉아 스크랩 목록에 몰두하는, 마치 좀비처럼 반복적인 일상이 아니라, 사람답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좋든 나쁘든 인생의 각 시즌들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이 방법을 계속해보기로 결정했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지막이 용두사미로 끝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그냥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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