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으로 먹을 수 있을까?
가지를 자르다가 폭삭하고 신선한 날것의 향이 스치자 문득 궁금해졌다.
“가지,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거야?”
“밭에서 바로 딴 것은 먹을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얇게 저며 먹어보았는데, 과육 같은 식감에 달큰한 맛도 나는 것이 나쁘지 않아서 샐러드에 넣어서 같이 먹었다. 사실 가지는 독성을 가지고 있는데 밭에서 딴 잘 익은 가지는 약간, 생으로 먹어도 탈 나지 않는다고 한다. 텃밭에서 기회가 있으면 놓치지 않고 먹어볼 테닷. 그래서 지금이다, 생가지를 먹어볼 때는.
이것도 여름.
그렇게 가지를 맛보다가, 얇게 가지를 굽는 것도 좋겠다 생각이 들어서 만들어 보았다. 마른 팬을 중간불로 달구고 펼쳐놓고 갈색으로 익으면 뒤집는다. 겉의 수분은 금방 날아가면서 건조해지는데 아무래도 중간에 수분을 머금고 있고, 얇은 두께 때문에 힘이 없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집으면 찌그러지면서 뒤집기가 편하지는 않다. 완전히 마른 가지나 오븐에 바싹 구운 가지칩을 맛있게 먹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팬에 구운 것의 장점은 양면으로 (비스킷?) 구운 가지층과 생가지층이 2:1의 비율로 맞춰지면서 두가지 가지를 가지가지 맛보는, 또 다른 맛을 주는 데에 있다. 신선한 가지 맛과 단단한 식감이랄까. 내가 주로 하는 도톰한 가지구이는 아마도 2:8 가름마 비율정도라면 이건 '씬' 비스킷들의 탄생과 맞먹는 나로서는 자연발생적인 조리법이다. 양념은 하지 않고 다른 음식들과 곁들여 먹었다. 가지 자체가 찬 기운이 있어서 그런지 더운 날 무리해서 만든 김치수제비와도 잘 어울렸고, 샐러드처럼 여름 파스타와도 좋았다. 만든 후에 바로 먹는 것이 좋다, 남겨놓으면 눅눅해지니 건조한 식감이 없어진다.
오늘의 가지요리, 얇게 저며 마른 팬에 양면 굽기.
다른 가지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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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생활 기록 24.06.22. 21°-24° 서울
부슬부슬 비가온다. 밤낮의 기온차가 많이 나지 않는 이상한 날이다. 밖은 바람도 있고 습하지만 아주 더운 날은 아닌데, 집안의 공기가 정체되어 있다. 건물의 앞뒷면을 따라가는 흐름에 차이가 없어서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것일까, 나름 생각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