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단축키, 거꾸로 조리법

마른 팬에 먼저 굽기

by 고양이삼거리

내가 간편하게 요리하려고 쓰는 방법 중에 재료를 마른 팬에 먼저 볶는 것이 있다. 멸치나 향신료를 살짝 덖어서, 덖는다는 표현은 찻잎을 만들 때도 쓰인다, 수분도 날리고, 비린 잡맛들도 잡고, 살짝 구워진 맛있는 갈색반응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모두 쓰는 방법인데 이걸 여기저기로 확대해서 수분 좀 많다 싶으면 일단 마른 팬에 볶고, 굽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낮은 불에서 천천히 시작해야 해서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는데, 불이 세면 얕은 겉 표면만 먼저 갈색으로 바뀌면서 효과가 별로 없고, 탈 수 있으니까 주의해야 한다. 식빵 굽기와 비슷하다. 파삭파삭하게 구우려면 천천히 낮은 불에서 기다려야 한다. 잘 안 되는 것도 있으니까 재료와 요리에 따라서 상황을 보아야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가지구이를 먼저 예로 들면 가지를 마른 팬에 천천히 앞뒤로 구워서 올리브오일만 살짝 뿌리는 방법은 수분 많은 가지의 표면을 단단하고 식감 좋게 만들었다. 간단하지만 구운 가지는 또 다른 맛의 영역이었다. 그렇게 구운 가지에 양념을 하기도 했다.


처음 시작한 텃밭 가지를 맛있게 먹으려고 한 나름의 연구로, 이때 즈음부터 요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일상생활로 확대하면서 글을 적어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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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긴듯한 멸치볶음을 만드는 쉬운 방법은 멸치를 바짝 볶다가 기름을 넣는 것이었다. 팬의 온도가 올라가 있고, 멸치 수분도 날아간 상태니까 적은 기름으로도 바짝 튀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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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자주 하다 보니까, 얼마 전에는 냉동 군만두 만들기 할 때도 써 보았는데 냉동 만두 겉 표면의 얼음을 마른 팬에서 먼저 처리하고 기름을 넣으니까 튐 없이 군만두를 만들 수 있었고 만두피 안에 육즙이 잘 만들어졌다는 신호로 지지직 거릴 때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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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에 생각이 이어지니까 고등어구이할 때도 써보았는데 이 영역은 연구가 더 필요한 것 같다, 뭔가 마땅찮은 상태가 만들어졌다. 그래도 이 익숙한 조리법에 대한 생각이 틀을 갖춰가고 자신감도 생기니까 기본을 바탕으로 여기저기 튀어보는데, 이건, 생각한 것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이고, 차근차근 쌓이면서 단단해지는 우리 집의 스킬, 우리 집만의 단축키를 즐기는 순간이 된다.


다음으로 넘어가 보자. 수분 관리가 필요한 영역, 튀김도 그중 하나였다. 새우튀김 할 때, 순서를 바꾼 것은 아니고 기름을 반만 넣고 윗 표면에서 수분을 날리면서 해보았는데, 한참 기다리면서 아랫면은 맛있게 익어가기를 기다리고 윗부분은 수분이 많이 날아가기를 기다린다. 아랫면이 바짝 익었을 때 뒤집었다. 수분관리에 신경을 썼더니 바삭하면서 평화로운 튀김이 가능했다. 이건 ‘반반튀김’이라고 할까, ‘플로팅 튀김’도 괜찮을 것 같다. 전 할 때보다는 많이 보통 튀김 할 때보다는 적게 재료의 반 정도만 찰랑거리게 기름을 부었다. 양파튀김 할 때도 효과를 보았다, 기름이 적게 드는 것도 장점인데, 단점은 튀김이 다소 납작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새우는 물기를 제거해서 사용했고, 밀가루를 살짝 묻혀 반죽에 넣었다.


가끔, 마늘 플레이크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었는데 이건 생각보다 잘되지 않았다. 어떨 때는 되고 어떨 때는 안돼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정리하고 있다. 마늘이 얇게 켜 있으니까 적당히의 불조절이 힘든 것 같다. 어떨 때는 굽기만 해서 살짝 더 말렸다가 쓰기도 했는데 일단 천천히 굽는 것까지는 됐는데 팬 온도를 확실하게 낮췄다가 기름을 넣어야 할 것 같다. 낮은 온도의 기름에서 천천히의 보통 방법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시장에서 잘 손질해 주신 마늘을 샀기 때문에 마늘 플레이크 생각을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 나는 식탁의 필요에 따라, 우리 집 세 사람이 먹을 것만 식사시간에 요리하므로 다음 때를 기다리리면서 설계도를 그려보고 있다. 카레 먹고 싶기만 해 봐라 당장 해줄 테다, 아니면 알리오 올리오?



즐거운 요리, 조리 생활

작은 실험들이 쌓이면서 요리가 집 생활의 즐거움이 되어간다.

집 사용의 묘미, 요리의 시작은 집이었다.



요리는 집에서 한 그릇 불꽃으로 피어났다.

그리고, 영양 있게 소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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