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31일) 숨쉬기만 잘해도 건강하다!

여신들의 축제 – 찌찌쇼 후기 1

여자에게 가슴은 무엇일까? S는 자연출산을 하고 완모를 꿈꾸었으나, 젖몸살이 심했고, 아이가 황달이 있어 병원에 있는 동안 젖이 말라버렸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지 못하게 되면서 쓸모를 잃어버린 큰 가슴을 축소수술하고 싶다 했다. 나도 디스크 때문에 아프면서 가슴 축소 수술을 알아본 경험이 있어 댓글을 달았고, 수많은 이들의 S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여자들에게 가슴이란 무엇인지, 큰 가슴, 작은 가슴... 가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모인 것이 찌찌쑈다. 페이스북의 댓글로 시작해 여자들이 모여 여자들의 이야기를 해 보자. 여신들의 축제 그 첫 번째 “찌찌쇼”


서로 바쁜 와중에 줌미팅으로 소통하며 한 달 정도 준비기간을 가졌다. 개개인의 사정과 코로나 바이러스 걱정으로 많은 사람이 함께 하지 못했지만 소수 인원이라 더 좋았다. 우리의 모임장소였던 전주의 뫔카페는 이름부터 몸과 마음의 합성어로 우리 축제에 딱 맞춤한 곳이었다.


모두 9명의 여자들이 모였다. 그래도 서울, 세종, 대전, 익산, 통영 등 전국구였다.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모르는 사람들이었고, 고등학교 이후 여자들끼리 모여 무언가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 기우였다.


각자 음식을 준비해 포트럭 파티로 진행했고, 행사 진행도 마찬가지로 돌아가면서 했다. 맛있는 음식에 여자들이 모였으니 수다가 넘쳤다. 결혼한 주부가 많아서 이렇게 자유로운 외출만으로 숨통이 트인다는 이들이 많았다.


수다로 인사를 하고, 원형으로 둘러앉아 명상을 하며 각자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왜 이곳에 왔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나는 그동안 여자로 살아오기보다 그냥 일하는 사람으로 살다가 결혼도 출산도 못해보고 46에 폐경기를 맞이했다. 그러면서 내가 가진 여성성에 대하여, 내가 여자인 것이 부끄럽다, 불편하다 생각했던 지난날들이 후회됐고, 앞으로 내가 여자라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S는 모유수유와 젖몸살 이야기를 했고, 누구는 엄마로 살면서 힘든 이야기, 누구는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잃고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노력해온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모두들 “시크릿”의 힘을 믿으며 타로 카드를 뽑았는데 “동시성”이 재미있었다. 내가 뽑은 카드는 ‘treasure chest’였다. 작년부터 페이스북과 브런치를 보고 대필 의뢰가 들어온다. 요즘은 대필보다 개인 코칭을 원하는 이들이 많다. 글 쓰는 일로 먹고 살아온 지 21년 차인데, 이제 내 책과 글쓰기 코칭으로 인생 2막을 새롭게 열어나갈 때인 것 같다.


이어서 소마틱이 진행됐다. 나는 이번에 소마틱을 처음 알았는데, 유아인 운동으로 유명해진 알렉산더 테크닉이 소마틱의 일종이라고 한다. 소마(soma)는 그리스어로 몸을 뜻하는데, 생명체로서의 총체적인 몸과 마음을 아우르는 말이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고, 몸을 편안하게 하여 마음까지 편하게 하는 일종의 움직임 명상이다. 내가 108배를 하고 명상을 하며, 그에 대한 글을 쓰는 것도 일종의 소마틱이라 할 수 있겠지. 둘씩 짝을 지어 서로의 몸을 부드럽게 터치했다. 놀랍도록 편안했다. 어떤 이는 잠이 들어 드르렁 코를 골기도 했다. 내가 내 몸을 다른 사람의 몸을 이렇게 애정을 가지고 만져본 적이 있었을까? 섹스를 할 때도 이렇게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떤 기억은 몸에 새겨진단다. 한의사가 침을 놓으면 이유도 없이 서럽게 우는 사람이 있다고. 그건 그 부분에 남은 슬픈 기억 때문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싶었다. 소마틱의 경험은 특별했고, 108배 루틴이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확신이 들게 해 기분이 좋았다. (축제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남은 이야기 또 글로 남길게요.)


오늘 오랜만에 아침 일찍 일어나 108배를 하고 책상 앞에 앉아 모닝페이지를 쓰고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참 좋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고 숨만 쉬어도 잘 산다!


108배 시즌1 31일 차 _ 2020년 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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