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 새날의 계획
“삶은 너무나 길어 보이고, 너무도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삶에 필요한, 삶이 가져야만 하는 그 모든 간격 – 열망과 열망, 행동과 행동 사이의 간격, 잠을 위해 멈추는 시간들처럼 피할 수 없는 멈춤 - 을 모르기 때문이다.”
- 앨리스 메이넬
새해가 되면 새 다이어리를 사고 내 이름을 쓴 다음 첫날을 펼쳐 “새해 새날”이라고 쓴다. 새것을 좋아하지만 새해가 되면 한 살 더 나이를 먹게 되고 새해라고 특별할 게 없잖아, 하면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러다 좀 지나 2월이 되면 그래도 올해는 이렇게 살아보자 한 두 가지 다짐을 해왔다. 올해는 새해 새날 새로운 마음으로 계획을 세웠다. 언택트 시대답게 집에서 알코올 1도 없이 말짱한 기분으로 새해를 맞이한 덕분일까? 그래도 밤이 아쉬워 책을 읽으며 새해를 맞이한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김금숙의 <풀>을 읽었다. JTBC 다큐 <백 투 더 북스 > “셰익스피어 인 파리”를 만들 때 파리의 LGBT서점인 비올렛 앤 코의 진열장에서 이 책을 처음 접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했다. 반가운 마음이었으나 이내 잊었다가 2020년 한국 그래픽 노블 최초로 미국 하비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구입했다. 그런데 요즘 책을 읽지 못하고 지내서 그냥 사놓은 그대로 비닐도 뜯지 못하고 두었었다. 며칠 전 후배가 집으로 와서 책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이 책이 가장 먼저 생각났다. 2021년 새해를 이 책으로 시작했다. 덕분에 새해 계획을 세웠다.
아침에 일어나 기계식 에스프레소로 뜨겁고 진한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고, 108배를 했다. 몸이 찌뿌둥하고 어깨가 많이 결렸다. 그래도 30분쯤 절을 하고 나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동시에 설렌다. 그래 새해 새날이니 오늘은 계획을 세워보자, 마음이 동했다.
3쪽의 모닝페이지를 쓰는 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오늘은 책 필사도 하지 않고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천천히 썼다. 자연스럽게 새해의 계획을 만들었다.
1. 쓰는 사람으로 살자 : 매일 아침 108배 일기를 쓰고, 모닝페이지를 쓰고, 1년 동안 100권의 책을 읽고 쓰자!
2. 책을 내자 : 별자리 원고를 마무리해서 책을 내고, 브런치에 쓴 글을 책으로 만들자!
3. 세 가지는 하지 말자 : 밤을 새우지 말고, 쇼핑을 하지 말고, 적금을 깨지 말자!
새해에는 일 때문이라고 시간이 없다고 핑계 대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해서 밤을 새우지 않겠다. 밤을 새우지 않아야 매일 쓸 수 있다. 매일 써야 부지런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일과 시간에 쫓기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성과를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6년 전, 돈 버는 글만 아니라 재미있는 글을 쓰겠다며 별자리에 관한 책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2년 전, 브런치를 시작했다. 이제 그 결과를 책으로 만들어야 할 시간이다. 2020년 가장 아쉬운 일이 책을 내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포기한 것이 아니라 계속하고 있다. 조금 늦어질 뿐이다. 아쉽지만 그래도 2020년 가장 잘한 것이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매일 108배를 하며 삶의 간격, 삶의 여유를 만들어낸 것이다. 2020년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팬데믹으로 힘들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냈고 기다림을 배웠다. 때가 중요하고 의지가 중요하다.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계절과 날씨의 변화를 무시할 수 없다. 또 그 변화에만 맡기고 게을리하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별자리와 개인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타고난 별자리의 의지와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시대와 문화적 흐름을 타고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별들이 운명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운명을 지배하는 것이다. 별들과 우주의 리듬을 파악함으로써 우리는 더 강력하게 자신의 운명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 <왕의 별자리>, 김은주
새해는 신축년, 흰 소의 해라고 한다. 나의 별자리 차트 문프로그래스도 토러스, 황소자리에 달이 위치해 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라 흔들릴 수 있어도 묵묵히 황소의 걸음으로 끝까지 해내면 된다. 그동안 다져온 일들을 토대로 내 것, 성과를 만들 때다.
2020년이 아무리 힘들었어도 지나고 보니 열심히 살았다 만족하는 아름다운 때가 된 것처럼 2021년도 잘 살아보자. 아름답고 우아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 반짝반짝 빛나는 일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매일 아침의 108배와 모닝 루틴을 충실히 하는 것이 가장 먼저다!
108배 시즌1 81일 차 _ 2020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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