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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Jul 05. 2024

기억 저편 소리

 


오랫동안 간직해 온

잘 짜여진

따뜻한 스웨터 한 벌     


깊은 옷장 냄새

그리고

사진 몇 장 건네주네   

  

바람 불면 삐걱대던 정사각형 나무창

그 골목 어딘가에 할머니 담배 냄새     


두 사람 간신히 지나가는 비좁은 골목에선

비가 와도 쓸 수 없는 파란색 비닐우산     


낮은 유리창에 비라도 부딪히면

쉬익 쉬익 바람 소리 덩달아 들어왔지     


오랫동안 간직해 온

잘 짜여진

넉넉한 스웨터 한 벌     


세월의 침식이 아니라면

내가 커버린 것이겠지     


빛바랜 소리라도 떠올리길 기대하며

둥글게 말아놓고 귀에 대고 누워본다.     


...

...     


세월 지나가는 소리

기억 저편으로 잊혀져 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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