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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민경 Oct 24. 2020

육묘일기12. 알 수 없는 고양이의 세계

모르겠다 모르겠어. 

12. 옷 입히고 싶다.
옷을 입히고 싶어...


  작년에 뚱띠와 함께간 동물병원에서 동물옷들이 정말 예뻐서 사려고 했다. 의사선생님 께서 고양이는 소매가 없는 옷을 입혀야 한 대서 난닝구 모양의 옷을 샀다. 또 다른 병원에서 고양이 옷을 사려 했더니, 그 의사선생님은 "고양이는 옷 입히는 거 아니에요! 고양이는 옷 입는 거 싫어해요!" 하시며 절대 파시지 않다. 그런데 그래도 자꾸 입히고 싶은데.... 

   진짜 고양이는 옷 입는 걸 싫어 하나보다. 난닝구 옷에는 "주인님 말씀을 잘 듣자"라는 글씨가 프린팅 되어 있는 동물옷을 발견하고, 냥하무인으로 나를 무시하는 뚱띠에게 입혔었다. 엄청 엄청 싫어했었는데 나의 즐거움을 위해 입혔었다. 그런데 다음날 부엌 싱크대 앞에 벗어두고, 위에  똥을 싸 두었더라... 화장실을 정말 잘 가리는 아이인데 어지간히 싫었나보다.... 그 다음부터는 옷을 안 입혔다...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러나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작년에 뚱띠에게 옷 입히기를 실패했는데 예쁜 옷을 발견하고 또 구매하고 말았다. 그런데 쭙쭙이에게 입혀 놓으니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장나 버리고 말았다. 결국 10분 입고 벗어 버렸다. 

  나도 싫어하는 건 알겠는데 입혀놓으니 너무 귀여워서 또 입히고 싶어 진다...... 

  이 귀여운 걸 왜 싫어하는거야....... 집사를 위해 가끔 입어주면 안 되겠니....? 


그러나 이후 행복한 냥삶을 위해 더이상의 옷 구매는 하지 않았다...

...그래....솔직히 어차피 안 입을꺼 돈이 아까웠다......

12. 2. 풀 뜯는 고양이

학교에서 분명 고양이는 육식동물이라 배웠다. 그래서 고양이는 고기만 아니면 고기맛 나는 사료만 먹는 줄 알았다. 그런데 키우며 살펴보니 고양이도 이것저것 먹는다. 식빵도 먹고 감자도 잘 먹는다. 수박도 먹고 참외도 먹고 삼겹살도 먹는다. 캣닢이나 캣글라스는 고양이용 풀이니 당연히 먹고. 문제는 내가 애지중지 키우는 화초를 먹는다는 것이다. 예뻐서 물에 담궈 싹이 튼 고구마 싹과 씨를 심어 자라고 있는 사과묘목까지 쭙쭙이의 한잎 간식이 되어 버렸다. 아보카도 잎은 고양이에게 안 좋다고 하는데, 고구마와 사과도 독성이 있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도 이런거 먹는 것은 괜찮다. 

   뚱띠는 비닐을 자꾸 먹으려 해서 큰일이다. 고양이가 풀을 먹는 것은 먹고 토해 뱃속의 헤어볼을 게워내려 하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비닐은 식물과 바삭거리는 식감이 비슷해 고양이들이 자꾸 먹는다 한다. 

  아...너무 잘 먹는 고양이들이라 탈 이다. 

  덕분에 비닐도 맨날 치우게 되고 식물도 격리 조치 하게 되었다....

  혹시 제가 식물들을 자기보다 더 예뻐한다 생각해서 저러는 걸까....?


12.3 고양이는 세면대를 좋아해요.

더운 여름날 쭙쭙이가 보이지 않았다. 

"쭙쭙! 쭙쭙!"

아무리 이름을 부르고 찾아도 나오지 않았다. 여기저기 문 열어서 찾아봤는데 화장실 세면대 위에 앉아 있는 거다... 세면대가 시원했는지 불러도 오지 않고 계속 세면대에서 놀았다. 

  이참에 목욕을 시켜 버릴까..? 란 못된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귀찮아서 참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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