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생각 6
1년도 전에 샀다가 책장에만 꽂아두고 잊고 있었다.
그때는 첫 문장이 너무 읽기 어려웠던 것 같은데 이번엔 첫 문장, 다음 문장, 책 전체까지..
누군가가 가슴아픈 옛날 이야기 들려주는 것마냥 빠져들어버렸다.
하나의 문장으로 이뤄진 사랑에 관한 글이다.
기억에 남는 구절만 남겨두겠다.
1. 내가 우리 아버지를 따라 결혼식장과 장례식장과 춤 잔치에 갔던 것처럼, 그렇지만 그게 내 마음에 드는지는, 내 아들 역시 연주자가 되어야 한다는 게 마음에 드는지는, 그건 다른 문제지, 아무도 거기에 의문도 관심도 가지지 않아, 연주자의 운명이란 그런게지, 그렇지만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신이 선사한 선물인 그 재능을 최선을 다해 발휘해야 하는 거란다, 그게 인생이야
2. 그리고 그가 계속해서 연주를 하자 사람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고 그는 계속해서 연주를 밀고 나간다, 그는 포기하고 싶지 않고 계속 이어가고 싶을 뿐이다, 그는 터질 것 같은 슬픔을 몰아내고 싶고, 그 슬픔을 가볍게 만들고 싶다, 가볍게 만들고 들어 올려 무게가 없는 것처럼 둥둥 떠오르게 만들고 싶다,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는 연주하고 또 연주한다, 그러다가 그는 음악이 고조되는 곳을 발견한다, 떠오르는구나, 그래, 그래, 떠오르는 거야, 그래, 그러면 내가 연주를 계속 할 필요가 없어, 그렇게 되면 음악 그 자체가 모든 것 위로 떠올라 그 자신의 세계를 연주하는 거고, 들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것을 듣게 되는 거야, 그런데 아슬레가 시선을 위로 들자 그녀가 저기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그녀가 저기 서 있어, 그는 알리다가 검고 두꺼운 머리를 휘날리며 슬픔에 잠긴 검은 눈동자를 하고서 그곳에 서 있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그녀는 그 소리를 듣는다. 그녀는 떠도는 소리르 듣고 그녀는 떠도는 소리 가운데 있다. 그녀는 조용히 서서 고조된다. 그렇게 그들은 함께 고조되고, 그녀와 그. 알리다와 아슬레. 지금 그들은 함께 떠오른다.
3. 내가 연주자의 운명을 타고났을지 모르지만, 난 그 운명과 싸우고 싶었어, 그래서 난 바이올린을 판 거야, 난 더 이상 연주자가 아니야, 이제 난 아빠가 되었고 당신의 남편이 되었어, 법적으로는 아닐지 몰라도 실제로는 그래, 라고 그가 말한다, 그런 것이고, 그렇다면 바이올린은 필요치 않아, 이제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건 돈이야, 그래, 우린 그 바이올린을 파는 편이 나아, 이제 그 바이올린은 팔렸고 더는 왈가왈부할 것도 없어, 이미 지나간 일이야, 바이올린도 다른 것들도, 라고 아슬레가 말한다, 그리고 그는 우린 여기서 다툴 새가 없어, 이제 당신은 따라와야해, 이제 가야 한다구, 라고 말한다, 그러자 알리다가 바이올린을 판 건 옳았다고 생각해, 하지만 당신은 아주 아름답게, 정말이지 아름답게 연주를 했는 걸, 이라고 말한다,
4. 그리고 그녀는 해변에 서서 파도가 치는 소리를 듣고 머릿결과 얼굴을 적시는 빗방울을 느낀다, 그런 다음 그녀는 파도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모든 추위는 따스함이고, 모든 바다는 아슬레다, 그녀가 더 깊이 걸어가자 뒬리야에서 아슬레가 처음으로 춤판의 연주를 했던, 그들이 처음 만났던 그날 밤처럼 아슬레가 그녀를 감싼다 세상에는 오직 아스레와 알리다뿐이다 그리고 파도가 알리다를 넘어온다 그리고 알레스가 파도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녀는 계속해서 걷고, 깊이 더 깊이 들어간다 그러자 파도가 그녀의 잿빛 머리를 넘어온다
등장인물들이 너무 순수하고, 매몰찬 세상에 당하고, 단순하지만
우연의 우연들이 겹쳐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해서 발생하지만
그래서 더 사실같은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