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 필요

by 사십대 소녀

두 갈래로 나뉜다.


우선적인 목적이 돈인 직업들, 그리고 뭔가 내면적으로 끌리는 일들.


우선적인 목적이 돈이라 함은, 돈을 무시하며 열정만을 쫓는 일을 하기엔 마음의 불안감과 조급함을 내가 당해 낼 수 없음을 알기에 고려했다. 돈만 얻을 수 있는 일은 아니기에 가치가 있다 판단했다. 궁금하다.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있다.


내면적으로 끌리는 일들은 나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밟아갈 수 있는 수단들이다.


어떤 일이든 새로운 일에는 무조건 초보의 시간이 필요하다. 뭐든지 처음은 어색하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품이 많이 든다. 초반에는 항상 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이 있을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업은 중 하나는 온라인 셀러, 쇼핑몰 창업이다. 변해가는 쇼핑문화와 다양화되어 가는 소비자의 니즈 측면에서 아직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봤다. 내 것을 브랜드 화하여 출시할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끼며, 회사를 그만두고, 큰 자본금 없이 일 같은 일을 시작하기에 현재로서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런데 판매자의 입장에서 일의 성격을 보면 한번 해볼만도 하겠다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관련 강의를 듣고 있다. 현재 수천명의 셀러가 존재하고,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주업이든 부업으로 시작한다. 그 말즉슨 누구나 시도하면 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왜 이렇게 두려운 마음이 존재하는지, 가슴에 돌덩어리 하나가 얹어져 있는지 모르겠다. 공부하러 책상 앞엔 앉았는데 하기 싫어서 자꾸 딴짓 먼저, 책상 정리 먼저 하느라 바쁜 모양새다.


처음엔, 이게 신입생, 사회초년생의 마음인가. 회사 신입이었을 때가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의욕은 충만한데 자신감은 없네. 이게 맞나, 틀리게 할까봐 불안하고.

이런 신입의 심리를 다시 경험하는 것이 극히 어색하다. 그냥 하면 되는데, 익숙하지 않은 정보 속 불안한 마음이 새로운 도전을 자꾸 저지하려 한다. 새로운 일에는 배움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마음은 상황을 합리화시킨다. 그러면, 갑자기 난 '현실적'이 된다.

이걸 내가 해야 해, 이 나이에? 갑자기 챙피해진다. 구식의 전통적인 선입견이 찾아온다.


내가 이 나이에 이걸 해야해?


이게 어떤 근거로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

처음부터 삐까번쩍 뭔가 으스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회사로 돌아가는 편이 낫다 속삭인다.



이래서 그런가.

나이가 들면 뭐든지 느려진다. 익숙하지 않은 일, 새로운 일을 시도하기가 쉽지 않다. 경험으로 얻은 지식과 인사이트, 요령과 넓은 시각 등 지금껏 쌓아 얻은 장점들을 활용하여 더욱 생산적으로 일을 진행시킬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마음 깊은 속 ‘내가 지금 가지지 않은 것’에 끌려다니며, '현실', '나이탓'으로 모든 것을 옮겨놓고 기회를 없애버린다.


나이가 들면서 쇠퇴되어 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눈을 크게 뜨고 보면 기회들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정신인 것 같다. 신입들처럼 그냥 막 하면 되는데, 어색함이 불러오는 불안감에 너무 쉽게 노출되고 쓰러진다.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 자체로 자존심이 상한다.


더 이상 젊지 않은 나이, 나빠지는 기억력, 떨어지는 체력, 떨어진 열정이 문제라지만, 자리잡은 고정관념, 정해진 생각의 패턴, 게으름, 자만감 등등이 새로운 도전을 저지하는 요인들 아닐까.


어색한 정보 속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진다.

아, 그냥 다른 거 할까? 귀찮다.


배움의 강도가 한 단계 낮은 공간임대업 등의 사업도 알아보고 있는데, 이는 초기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커서 바로 수익이 나는 구조는 아니다. 초기 투자 회수 기간을 대략 2년 안쪽으로 보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품이 적게 드는 무인화 특성의 사업을 찾아 매달 자동으로 나오는 현금흐름을 설정하려 이쪽 업계로 뛰어들고 있다. 관련 모임방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사업아이템을 가지고 창업을 한다. 남들이 하는 걸 보면 세상엔 행동파들만 있고, 나만 극심한 소심파 같다.

마음에 드는, 내게 적합한 아이템이 있나 찬찬히 알아보고 있다.



40대는 아직도 젊은데. 불안감에 너무 지배당해 인생을 한쪽면으로만 바라보기엔 너무 억울한 나이다.



육아휴직동안 많이 충전했다.

이제는 다시 일을 하고 싶다. 소속감도 갖고 싶다. 회사 동료들에게 회사 동향을 물어보며 인터넷에 회사 관련 뉴스들을 조회해본다. 내가 그대로 복귀한다면 나의 역량이 어떻게 발휘될 수 있을까. 푹 쉬었으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부서 변경을 요청할까.


회사가 유혹적인건, 이미 셋업 된 시스템 속에 나만 들어가면 되는 간편함이 있다. 모든 것이 이미 시스템화 되어 있다. 그냥 들어가서 다시 일하면 되잖니.


육아휴직의 끝이 점점 다가오니, 아니라 확신했던 마음이 쉼없이 오락가락 한다. 예전의 자리가 이끄는 중력의 법칙이 있다.

애초 어떤 생각으로 육아휴직을 신청했으며 무엇이 다시 반복될지 찬찬히 곱씹어봐야 한다. 무엇이 나의 진실인지, 무엇이 나의 속임수인지.


내가 리드해서 사는 삶.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기 전까지는 중간에 절대 포기하지 않으리란 마음가짐으로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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