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론

by Taeyoung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조직의 하부 상황을 자신이 충분히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태도입니다. 물론 많은 리더들이 과거에 실무를 경험했기에, 그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지금도 현장을 꿰뚫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조직 하부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한 메커니즘 위에서 돌아가고 있으며, 웬만한 문제는 최고위층까지 보고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 속에서 실무자들은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며 시스템의 빈틈을 메우고, 돌발 상황을 감내하며 조직을 실질적으로 떠받치고 있습니다. 이들의 애쓰는 노력과 절박한 고민은, 단순한 숫자나 보고서로는 결코 다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최고 의사결정자는 조직 하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일수록,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를 진심으로 경청해야 합니다. 특히 부서장의 인사, 사업 방향성 결정 같은 민감한 사안일수록 더더욱 겸손하고 신중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을 버텨온 실무자들의 사기가 꺾이고, 동기를 잃으며, 결국 조직에 대한 헌신마저 철회되는 복지부동의 상태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리더는 스스로의 판단만을 신뢰하기보다, 잘 듣고, 깊이 성찰하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충분히 숙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시대의 진짜 리더십입니다.


최재천 교수님의 『숙론』을 권해드립니다. 특히 조직의 최상단에 있는 결정권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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