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이제 진짜 바뀌자! - 나를 바꾸기 위한 리부트 프로젝트
3-6) 바디프로필! 나도 할 수 있어!
mkyu에서 진행하는 영어챌린지를 함께 참여한 A학우가 있었다. 20대 남성으로, 몸이 다부지거나 키가 훤칠하지도 않았다. 어느 날 A는 잠수를 타더니 몇 개월 만에 몸짱 사진을 피드에 올렸다. 초콜릿색의 선명한 복근, 팔과 가슴에도 보이는 근육과 튀어나온 힘줄.
‘우와! 이 사람 연예인을 하려나 봐!’
색다른 그의 변신에 존경의 눈빛으로 피드를 보았다.
휴대폰 속 A의 피드 사진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여 내 몸을 스캔해 본다. 허벅지 양쪽으로 살이 많아서 다리를 벌려 앉아야 하는 몸은 육중하다. 힘겹게 채워진 바지단추는 배꼽 위를 눌러서 몸에 자국이 생긴다. 출산할 때, 마지막 몸무게는 92kg에서 10kg만 빠진 상태. 무거운 몸으로 육아를 하면서 팔목과 어깨, 무릎 등 멀쩡한 곳은 없는 상태. 운동과 식단조절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피드에서 본 A의 바디프로필 사진을 떠올리며 DM으로 운동과 식단을 어떻게 했는지 조언을 구했다.
A는 상세히 알려주었다.
“식단은 닭가슴살과 현미밥 또는 고구마를 먹었어요. 야채는 브로콜리, 파프리카 종류, 샐러드는 드레싱 없이 먹어요. 되도록 소금기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아요. 새봄님은 운동하는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으시니 권혁 12분 체지방을 태우는 영상으로 운동을 시작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는 내가 두 아이를 돌보는 워킹맘이라는 걸 알고 있다. 자유시간이 없는 것도 알고 있어서 실천할 수 있는 10분짜리 유튜브 운동영상과 식단을 알려준다. 마음을 먹고 식단조절을 하는 거라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닭가슴살은 XX에서 구매하면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베이킹파우더를 뿌리면 고기가 부드러워져서 먹기가 좋아요.”
A의 조언대로 닭가슴살에 베이킹파우더를 뿌려놓고 기다렸다. 그 후 닭가슴살을 수돗물에 한 번 씻어서 올리브기름을 두른 팬에 구웠다. 앞뒤로 노릇노릇 구워진 닭가슴살을 먹기 좋게 가위로 잘라서 한입 입에 넣었다.
‘이거 닭가슴살 맞나? 생각보다 맛있네?’
다이어트 음식이 아닌 것처럼 맛이 좋았다. 식단은 그럭저럭 할만했는데, 문제는 운동이었다.
A가 알려준 유튜브 영상을 살펴보니 첫 동작이 ‘팔 벌려 높이 뛰기’였다. 시도하자마자 무릎관절에 통증이 몰려왔다. ‘이건 지금 못할 것 같은데?’ 무릎을 허리까지 양쪽으로 올리는 동작, 제자리에서 점프 스쿼트 모든 동작에 점프가 있어 가슴이 철렁했다. 그다음, 팔을 엎드렸다가 플랭크를 하는 동작에 몸 전체가 부들부들 떨렸다. ’후후‘ 몇 번 반복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숨이 찬다. 10분이 이렇게 길었나? 1분이 1시간 같은 기분이 들었다. 똑같이 따라 했다가는 몸이 아작 날 것 같아서 슬렁슬렁 대충대충 훑어서 따라 했다. 근데 몸이 좋은 유튜버도 힘들어 보인다. 왠지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이 위로로 다가왔다.
“힘든 거 알아요. 저도 죽겠어요. 그런데 지방도 죽어요.”
운동을 따라 하는 이를 위해서 유튜버가 넣은 자막에 웃음이 났다. 짧은 영상 하나를 소화하는데 1개월이 걸렸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 운동하고 있잖아?’
노력하는 나를 스스로 대견하다고 인정했다. 그렇게 식단조절과 하루에 10분 운동으로 2개월 만에 7~8kg이 빠졌다. 이 정도면 됐다며 긴장의 끈을 놓으려고 할 때쯤, A는 나에게 바디 프로필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 나 같은 사람이 무슨. 그런 건 연예인이나 하는 거지!‘
아무도 나에게 비난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우습게 여기고 있었다. 도전을 한다는 것이 못 먹는 감을 찌르는 행동인 것만 같았다. ’ 미친 척하고 한번 해볼까? 도전했다가 목표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결국 좀 더 살을 뺀 상태가 아닐까?‘ 크게 손해 볼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럼 어떻게 운동하는지 도와줄 수 있어요?”
“대신 원칙이 있어요. 운동기간은 6개월을 넘기지 않기! 스튜디오를 먼저 예약하세요. 그리고 날짜는 절대 바꾸지 않기! 기간이 길어지면 지쳐요. 그리고 조금만 더 하다가 자꾸 미루게 돼요. 그러니 날짜는 바꾸면 안 됩니다.”
당장 오늘부터 운동을 한다면 언제 바디프로필을 찍으면 좋을지 생각해 보았다. 첫째 아이 생일이 6월 13일이니까 바디프로필이 그전에 끝난다면 같이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6월 초로 생각을 하고, 계산을 해보니 150일 운동을 마치는 날짜가 6월 2일이었다. 오케이! 날짜를 정하고 나니 스튜디오를 찾아보았다. 예약금 10만 원을 송금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 피드에 바디프로필을 하겠노라고 선언했다.
“제가 말이죠 바디프로필 찍으려고요. 이제부터 몸 만듭니다.”
몸매가 좋은 트레이닝복 차림의 외국 여성 사진 한 장에 글귀를 넣어 올렸다.
’ 정말???‘
’ 와우 정말요? 바디프로필도전 멋져요! 응원할게요!‘
’ 도전 하즈아!‘
’ 지켜보는 눈!! 무르기 없기입니다!!‘
드디어 바디프로필을 위한 운동과 식단이 시작되었다. ’ 내 몸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해요.‘ 조언을 해준 A의 말이 떠올랐다. 운동을 하면서 내 몸에 대해서 알게 되니 실제로 그랬다. 윗몸일으키기는 처음에 10번을 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바디프로필 마지막 주에는 600개까지 늘어났다.
‘마지막주인데, 스쿼트 1,000개 한번 가시죠?’
친절하게 격려하면서 운동량은 봐주는 거 없는 A의 조언대로 스쿼트 1,000개에 도전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 이렇게 운동량이 늘어날 줄이야? 실로 내 몸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처음엔 요실금으로 인터벌 달리기가 스트레스였다. 조금만 뛰면 소변이 나와서 운동을 계속할 수 없었다. 그런 몸상태라서 자괴감마저 들었는데 체력이 좋아지면서 요실금도 사라졌다. 운동을 할수록 근육이 늘어나고 근육은 에너지 저장소가 되었다.
‘돈으로 살을 뺄 수는 있어도 근육을 만들 수는 없어요.‘
그렇구나! 근육을 만든다는 것이 고통스럽지만 의미 있는 일이었다. 운동을 통해 점점 몸의 라인들이 바뀌었다. 허리는 들어가고, 배에는 복근 라인이 생겼으며, 살이 겹쳐서 찰싹 달라붙던 허벅지 양쪽은 떨어졌다.
어릴 적 별명이 돼지여서 평생 뚱뚱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매관리는 연예인이나 하는 거라는 견도 있었다.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하찮게 여기는 마음, 불필요한 피하피방 같은 마음을 운동하면서 덜어냈다.
드디어 촬영 당일날이 다가왔다. 등이 파진 검은색 짧은 원피스, 스커트의 왼쪽 부분이 트여 있고, 은색 체인 4개가 보인다. 첫 포즈는 의자 위에 오른쪽 무릎을 올리고, 왼쪽 다리를 길게 뻗는다. 의자 위에 오른손을 올리고, 왼손은 왼쪽 엉덩이 부분에 뒷짐 지듯 살며시 올려놓는다. 시선은 바닥을 향해서 카메라를 외면하는 듯한다. 운동을 해서 얇아진 팔의 라인과 매끈해진 다리의 라인이 보인다. 정면으로 카메라를 마주하지 않아서 포즈를 취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카메라를 똑바로 봐야 하는 포즈는 정말이지 어색해서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을 정도였다. 곧 두 번째 옷으로 갈아입는다. 속옷 같은 하얀색 레이스로 되어있는 탑에 초미니 반바지다. 복근이 제대로 보인다.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꽤나 힘든 작업이었다.
’역시 모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어색함에 어쩔 줄 몰라했지만, 베테랑 사진작가님 덕분에 무사히 2시간은 물 흐르듯 흘러간다.
’드디어 끝났다!‘ 후련한 마음이다.
촬영 당일에 편집되지 않은 사진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 오! 너무 대단하십니다. 리스펙. 도전이 되네요.‘
’오옷 대박! 역시 레알 찐 울 새봄님. 고생 정말 많으셨고, 그 어떤 바프보다 훌륭합니다.‘
우와 너무 멋지시네요. 저도 용기 내서 버킷리스트를 완성해 볼랍니다요.’
‘넋이 나가 보게 됩니다. 멋지세요.’
한 달 후에 받은 바디프로필 보정본을 업로드 하자 반응이 뜨거웠다.
’ 세상에나! 딴사람 같아요. 완벽 변신인데요!
‘내천 자가 아주 선명! 와! 부럽 부럽요.’
‘우와! 멋지세요. 보정만으로 이런 각은 없지요. 힘든 노력과 열심에 박수! 보내드립니다.’
‘와 완벽한 S라인에 복근’
‘와~ 선이 참 고으세요. 복근은 보정만으로도 만들 수 없는데. 진정 멋지세요.’
하루 종일 뛰어놀아도 방전되지 않는 아이들과 지치지 않고 충분히 놀아주고 싶어서 체력을 키우고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도전해 본 바디프로필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스스로와의 운동 약속을 지키고, 식단을 조절했기에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목표를 정한다. 그리고 시작한다. 이거면 되는구나! 무언가를 이룬다는 게 이렇게 간단한 거였어! 사진을 본 지인들로부터 놀라움의 연락을 받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자극이 되어서 지인들 중에 4명이 바디프로필에 도전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내가 나를 잘 돌보는 것이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구나.’
자기 자신을 챙기는 것이 이기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는 해냈고, 앞으로 계속 뭐든지 해낼 거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해낼 수 있다고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