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일지
그 아이가 말했다.
“오늘도 꿀을 모으지 않았다고 하더라.”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말하고 싶은 게 많았다.
그날은 날씨가 흐렸고
나는 그냥 꽃보다
이슬 맺힌 잎사귀 위에서 바람을 느끼고 싶었어.
내 안에 무언가 너무 무거워
머물러 있기로 한 날이야.
이유를 말하자면
말할 건 많았지만,
굳이 말하지 않기로 했다.
한때는 고치려고 했던 적이 있었다.
오해가 생기면
그 위에 날개를 얹고
“그게 아니야.”
“나는 지금 이런 시간을 살고 있어.”
“너는 내 날개 아래까지는 보지 못했어.”
그건
게으름도, 낙오도,
의미 없는 일도 아니라고.
그건
나를 생각한 말이지만
그 생각은 그 아이의 것이었다.
그날 나는,
꿀을 모으지 않은 대신
나를 지켰고,
오해를 바로잡는 대신
내 방향을 따라 날았다.
설명보다 중요한 건,
내 리듬을 잃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