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일지
이상한 맛의 꿀이 생겼다.
며칠을 꼬박 모은 꿀을
오늘 아침 처음 맛보았다.
조금 이상한 맛이었다.
조금 쓰고,
약간 맑고,
사실 덜 달았다.
그동안 모았던 꿀과는
어딘가 다르다고 느꼈다.
이상하게도
그 꿀을 맛보던 순간,
한 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네 꿀은 예전처럼 달지 않아.”
나는 요즘
예전보다 자주 멈췄고,
예전보다 자주 감각했다.
향긋한 꽃을 찾기보다
몽글한 이슬 옆에 오래 머물렀다.
그런 내가 만든 꿀은,
예전보다 조금 덜 달고,
조금 더 은은한 맛이 난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다시 한 번 혀끝에 올려보니
그건 이상한 맛이 아니라,
지금 내 꿀의 맛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 꿀을
내 꿀단지에 저장해 두었다.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도,
그건 내가 만든 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