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꿀벌 일지 05화

꽃이 안 보이는 날도 있다

꿀벌일지

by 서여름


오늘은,
아무리 날아도 꽃이 보이지 않았다.


햇살은 적당했고
바람도 도와주었지만,
아무런 향도, 색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한참을 맴돌다가
멈춰 서서 생각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게 맞는 걸까?”


그럴 땐 자꾸만
어제의 꽃, 지난날의 꿀을 떠올리게 된다.


어디에 무엇이 있었는지,
그때 나는 어떻게 했는지.


하지만
그 기억만으로는 오늘을 채울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날았다.


보이지 않아도,
무언가를 할 수 없더라도,

나는 여전히
꽃을 향해 가고 있다고 믿기로 했다.


꽃이 안 보이는 날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꽃을 향해 가고 있지 않은 건 아니다.


나는 오늘도,
‘비행 중’이다.




피어 있진 않지만,

여긴 틀림없이 꽃이 될 자리.


지금은 멈춰 있어도,

여전히 나는 '가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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