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일지
오늘은,
아무리 날아도 꽃이 보이지 않았다.
햇살은 적당했고
바람도 도와주었지만,
아무런 향도, 색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한참을 맴돌다가
멈춰 서서 생각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게 맞는 걸까?”
그럴 땐 자꾸만
어제의 꽃, 지난날의 꿀을 떠올리게 된다.
어디에 무엇이 있었는지,
그때 나는 어떻게 했는지.
하지만
그 기억만으로는 오늘을 채울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날았다.
보이지 않아도,
무언가를 할 수 없더라도,
나는 여전히
꽃을 향해 가고 있다고 믿기로 했다.
꽃이 안 보이는 날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꽃을 향해 가고 있지 않은 건 아니다.
나는 오늘도,
‘비행 중’이다.
피어 있진 않지만,
여긴 틀림없이 꽃이 될 자리.
지금은 멈춰 있어도,
여전히 나는 '가는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