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나와 같은 '이혼인'인가?
우리는 이미 '평범하지 못한 가정'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남겨주었다.
이제 또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지난 번 '누가 양육권을 가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은 양육권이 결정된 다음에 우리가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줘야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운 좋게도 당신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조건이라면,
부모 중 한 명의 빈 자리가 큰 만큼
두 배 세 배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이에게 식사와 옷과 잠자리를 제공하고
학원에 보내는 것이 끝이 아니다.
아이는 친구집과 달리
왜 우리집에는 아빠나 엄마가 없는지 비교하게 되고,
더 자라면 자신이 사회적 약자로 불리는
'한부모가정의 자녀'라는 점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아이가 열등감을 갖지 않고
우리가족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부모로서 언행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당신이 이혼한 것이 아직 부끄럽거나 화가 난다면,
적어도 아이 앞에서는 그런 감정을 잠재우고
떳떳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당신의 아이는 자기도 모르게 당신을 닮아갈 테니까.
유년 시절의 감정은 아이의 평생을 지배하기에,
늘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특히 아이의 성별이 나와 다르다면,
가능한 배우자와 의논하며
아이의 성장 단계마다 필요한 것들을 살펴주어야 한다.
반면 아이를 보내야 하는 조건을 가진 당신이라면,
지금부터 인생의 쓴맛을 제대로 보게 될 것이다.
아이를 보고 싶을 때 보지 못하고,
안고 싶을 때 안지 못하는 심정이
얼마나 혹독한 것인지 알게 될 것이고
그만큼 아이와 면접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질 것이다.
보통 1주나 2주에 1번 정도,
각자의 사정에 따라 아이를 볼 수 있도록
부모가 의논해서 면접권의 내용을 정한다.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해도 아이와 가까이 살며
주말마다 아이를 돌보거나
수시로 아이를 만나 공동육아를 하는 방법도 있다.
부부의 문제로 생긴 부모의 빈자리를
아이가 외롭게 감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
아빠와 엄마가 늘 곁에 있음을,
'부모'라는 안전한 울타리 속에서
사랑받고 보호받는 존재임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tv나 언론에 소개된 사례를 보면
다 자라 어른이 된 아이를 친부모라고 찾는 경우가 있다.
내가 같이 일했던 사람 중에도,
전부인과 연락을 끊은 채 아이를 전혀 안 보고
솔로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중에 아이가 커서 자신을 찾을 때를 대비해
적금을 들어두었다고 했다.
그렇게라도 도움을 주려한 점은 가상해 보이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진짜 유산'은
아이의 긍정적인 세계관을 형성해줄 '행복한 기억'이다.
그것은 돈과 달리 잃을 염려도 없는 데다
내 아이가 평생을 행복하고 자존감 높은 사람으로 살아갈
평생의 자산이 된다.
그러니 다시 오지 않을 아이의 유년시절을
절대 놓치지 않길 바란다.
간혹 아이가 없는 또래들의 자유로운 삶이 부럽고,
아이를 위한 노력이 힘겹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감정은 이혼과 관계 없이
모든 부모들이 때때로 겪게 되는 것이다.
비록 결혼에는 실패했지만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당신이 부자든 아니든, 세상이 이름을 날렸든 아니든,
부모로서 성공한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