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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이모 Jun 29. 2023

아침의 기쁨에 대하여

오늘 아침은 유독 기쁜데,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새벽동안 모기장에 모기가 침입하지 않았음(그 덕에 숙면은 덤)

.가끔 웽-소리에 깼는데 전자모기채 한번의 휘두름으로 잡았을 때도 위와 비슷

.연남매가 콜콜 자고 있음

.수영장에서 좋아하는 자리 락커를 받았음

.물 속에 들어갔음

.물 속에서 나왔음..(둘 다 기쁜게 맞다)

.수영복을 탈수기에 돌리는데 렉걸림없이 스무스하게 탈수가 시작되었음(나만 문명인같은 기쁨이 느껴진다)

.롤빗으로 정성껏 드라이를 못했는데 머리스타일이 괜찮음(점점 포기의 능력이 늘어가고 있다)

.따릉이를 탔는데 내가 좋아하는 기어에 맞춰져있음(따릉이는 기어 조절이 된다)

.역까지 가는 길에 있는 큰 사거리에서 신호가 딱 맞게 바뀌었(음은 아니고, 한번쯤 이랬으면 좋겠다. 세번 연속 파란불이 끝나자마자 사거리에 도착했다)

.따릉이 반납장소에서 자전거를 멈추지 않은채 한쪽 발을 반대쪽으로 넘겼음(영화 속 우편배달부 같은 것이다)

.지하철 역을 뛰는데 다리가 짱짱하게 아파옴(근육이 생성되는 중이다. 언제가 아침의 슬픔에 똑같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항목이다)

.초만원 9호선 급행에서 내 앞자리가 비었는데 약 구순 정도 되보이시는 할머니가 보여서 양보해드림

.그런데 그 옆자리도 이번 역에서 내림

.나도 앉음

.할머님께서 단톡방의 꽃사진을 능숙하게 캡쳐하심(찰칵 소리가 나서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할머님께서 캡쳐된 꽃사진을 흐믓하게 넘겨보심(찰칵 소리가 멈춰서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 매우 중요한것. 브런치 글을 마무리하면 남은 출근길에 읽을 재밌는 책이 있음

[금주 다이어리-어느 애주가의 맨정신체험기-,클레어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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