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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Jun 04. 2020

[인턴 (2015)]

《The Intern》 나도 언젠간 배려받는 사람이 된다.

사람은 주관적으로 편협한 시각 속에서만 살 수밖에 없다. 시스템이 그렇게 구축되었다. 어찌 됐던 '나'라는 정체성을 인지하는 순간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하게 되고 '나'와 비슷한 것과 일찍이 친해지니까. 더 열린 시각으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면 인생의 나이테가 더 그려져야만 한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메릴 스트립에게 고생하던 신입 사원 앤 해서웨이가 사장이 돼서 시니어 인턴, 로버트 드 니로를 부려먹는다. 조합의 케미스트리만으로도 흥미로웠던 그 영화, 《인턴 (2015)》은 '내가 아닌 것'의 애로를 캐주얼하게 설명해준다.

ⓒ movie.naver.com

감독 : 낸시 마이어스

장르 : 코미디

개봉 : 2015.09.24.

시간 : 121분

연령제한 : 12세 관람가

국내 관객 수 : 3,611,166명


이후의 내용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아내와 사별한 벤 휘태커 (로버트 드 니로)는 황혼의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기 위해 <About The Fit>라는 패션 회사가 뽑는 시니어 인턴에 지원한다. 센스 있는 언변과 깔끔한 옷차림의 벤은 합격해 회사 창업자인 줄스 오스틴 (앤 해서웨이)의 개인 인턴으로 배정받는다. 시니어 인턴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줄스는 벤을 반기지 않지만 벤의 노련함과 처세술로 신뢰를 쌓으면서 개인 운전기사, 심지어 딸 (조조 쿠쉬너)을 맡길 수 있는 업무 이상의 관계를 쌓게 된다.

딸 (조조 쿠쉬너)와 벤 (로버트 드 니로) ⓒ imdb.com

 줄스는 회사 CEO 고용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한다. 창업자 입장으로는 사사건건 간섭받는 게 싫지만 가정에 소홀해지는 것도 싫은 줄스는 엄마와 아내, 그리고 사장이라는 세 가지 명칭 사이에서 방황한다. 게다가 남편 맷 (앤더스 홀름)이 바람을 피우는 것까지 눈치챈 상황. 우연히 벤도 알게 되지만 줄스에게 함부로 말하지 못하던 찰나에 새로운 CEO를 만나러 가는 샌프란시스코 출장에서 줄스가 말을 꺼내면서 외도 문제는 화두에 오른다.


 결국 CEO를 고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줄스는 가정의 회복을 바라고 맷의 용서를 바라는 고백과 함께 줄스에게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꺼낸다. 헤매던 줄스는 CEO 고용을 중단하고 벤을 찾아간다. 회사에 없던 벤은 마음을 비우는 태극권과 함께 했고 줄스는 벤과 함께 다시 시작할 준비를 마친다.

줄스 (앤 해서웨이)와 딸 (쿠쿠 쿠쉬너), 그리고 맷 (앤더슨 홀름) ⓒ imdb.com

 영화는 대체적으로 두 캐릭터를 묘사하는데 집중한다. 워킹맘이지만 딸과 남편을 모두 신경 쓰기 힘든 줄스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자리가 없는 노인인 벤. 벤은 일적으로 인정받게 되지만 줄스는 일적이 아닌 사적으로, 가족들에게 인정받고 같이 행복해지고 싶은 소망을 가진다. 여성으로서의 벽과 노인으로서의 벽. 그 벽들의 균열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크기로 커진다.


 나는 아직 젊고 남성이어서 그런지 세상 살아가면서 '차별'보다는 '특혜'라는 것에 가까웠던  같다. 2015년의  영화에서도 페미니스트를 남녀 성평등주의자라고 표현하는데 여전히 페미니즘 평등보다 특혜처럼 여기는 사람이 태반이다. 사람들은 받아왔던 특혜가 ' '이라는 생각에 뺏기는 것은 죽어도 싫고  다른  아는   한다.

벤 역의 로버트 드 니로 ⓒ imdb.com

 그렇지만 놓치고 있는 게 있다. 나도 언젠가는 노인이 되고 나도 언젠가는 엄마, 누나, 여동생, 아내, 딸 등 여성의 보호자가 된다.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할 때나 다른 사람의 배려 또는 도움이 필요할 때를 생각하지 못한다. 내 손아귀에 너무 꽉 쥐고 있어서 정작 필요할 때 꺼내지 못한다면, 그 아집과 몰상식, 이해가 부족한 태도들도 '내 것'이 된다.


 100세 인생이라고 말하는 세대에서 100년 동안 나만 이익을 취하고 사는 건, 끝까지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 건, 이기적인 것을 넘어 혐오스러운 사람이 되는 길이다. 잊지 마라, 나도 언젠간 약자가 되어 누군가의 배려를 받게 된다. 손을 뻗을 수 있을 때 뻗는다면 내가 힘들 때도 손을 뻗어줄 것이다. 내가 뻗은 손은 또 씨앗이 되어 다른 사람들의 그늘이 되고 열매가 되고 거름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또 나아간다.

줄스 역의 앤 해서웨이 ⓒ movie.naver.com

 "Together we are stronger."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로 가장 많이 쓰이는 문구 중 하나다. 우리는 함께일 때 강해진다. 함께, 선이나 색이 없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그 함께. 코로나도, 안타까운 사망 사건도 우리는 함께 해결해낼 때 더 강력하게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인턴 (2015)》은 단순 두 배우의 케미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케미를 그려낸다. 우리는 그 케미로, 내일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이 더 많아지길 바라며. #BlackLivesMatter #덕분에 #StaySt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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