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선용(知人善用), 그릇의 크기를 알아야 한다

모든 면에서 열세였던 한 고조 유방이 항우를 이긴 비결

by 마테호른


* 지인선용(知人善用) ― ‘사람을 잘 알아보고 잘 활용한다’라는 뜻으로 인재를 알아보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을 가리키는 말




◆ 작은 그릇이 필요한 곳에 큰 그릇을 가져다 써서는 안 되듯, 큰 그릇이 필요한 곳에 작은 그릇을 써서도 안 된다


일본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낸 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는 《조직의 성쇠》라는 책에서 모든 면에서 열세였던 한 고조 유방이 항우를 이긴 비결로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를 꼽았다. 최전선에 한신, 전략과 전술에 장량(張良), 민심 수렴과 지원에 소하(蕭何)라는 인재를 제대로 활용했기에 항우와의 결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 고조 유방은 항우와 비교해서 모든 면에서 절대 열세였다. 출신에서부터 외모, 능력, 군사력은 물론 전투 능력에서도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용장인 항우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천하를 차지한 것은 항우가 아닌 그였다. 그가 반전의 리더로 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소하(蕭何), 한신(韓信), 장량(張良) 같은 인재들을 알아보고 중용했기 때문이다. 인재를 알아보는 능력과 용인술에 있어서만큼은 그가 항우를 능가했던 셈이다.


인재정책에 있어서 핵심 인재를 발탁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인재를 구별하고, 능력에 따라 배치하는 일이 기업과 조직의 운명을 좌우한다.


‘적재적소’란 어떤 일에 알맞은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그에 적합한 지위나 일을 맡기는 것을 말한다. 인사에 있어서 이보다 중요한 원칙은 없다. 누구에게 어떤 일을 맡겼느냐에 따라 조직이 흥하기도 망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 인재관리의 최고 고수, 방현령의 인재관리법


당 태종을 명군으로 만든 재상 중 방현령(房玄齡)이 있다. 인재 관리에 관한 한 그는 최고의 고수였다. 그는 사람을 쓰되, 최대한 단점을 억제하고 장점을 발휘하게 했다. 적당한 인재를 찾지 못하면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워둘지언정, 아무나 데려다 쓰지 않았다. 예컨대, 조정의 재정과 지출을 관장하는 자리가 오랫동안 비어있었지만, 그 자리가 천하의 이해관계와 민심에 직결되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함부로 등용하지 않았다. 권력을 부여하는 일에서만큼은 절대로 경솔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인재 관리 비결이었던 셈이다.


인재를 선발할 때는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부터 살펴야 한다. 그릇이 작은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면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를 낼 수 없듯, 그릇이 큰 사람에게 작은 일을 맡기면 곧 의욕을 잃기에 십상이다. 따라서 작은 그릇이 필요한 곳에 큰 그릇을 가져다 써서는 안 되며, 큰 그릇이 필요한 곳에 작은 그릇을 써서도 안 된다.


사람은 저마다 ‘능력의 차이’가 있다. 또한, 똑같은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이미 한계에 도달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이는 각자 그릇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작은 그릇을 가진 사람은 조금 채우고 나면 아무리 더 담고 싶어도 더 담을 수 없지만,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은 담는 대로 모두 받아들여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무작정 채우기에 앞서 자신의 그릇 크기를 알아야 한다.


리더는 사람을 통해서 일한다. 즉, 리더의 역할은 자리에 적합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발탁해서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리더가 능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려면 어떤 사람을 등용해서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보면 된다. 하지만 옥석을 가려낸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한 가지 잣대만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옥석을 가려내려면 인재에 대한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평가와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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