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왼쪽 심장이 아팠다.
잠드는 것 이외에 통증을 이기는 방법은 조금도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밑으로 가라앉듯 침대에 쓰러졌다. 눈을 감았다. 천장이 조금씩 내 밑으로 가라앉듯 내려왔다. 아프지 않은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었다. 수면제의 부작용이 반복해서 꾸는 꿈이란 얘긴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같은 꿈을 꿨다. 꿈속에서 나는 그와 몇 번이고 사랑을 나눴다. 사랑을 나눈 후, 작고 말랑한 그의 성기를 만졌다. 나는 남자에게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말을, 하지만 언제나 해보고 싶었던 말을,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내 말들이 따뜻한 물처럼 그의 귀를 적시며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가길 바랐다.
"포경 수술을 하지 않은 남자는 네가 세 번째야."
나는 새끼손가락 하나를 그의 왼쪽 귀에 깊숙이 밀어 넣으며 "나는 포경 수술한 남자의 '그것'을 좋아하지 않아"라고 말했다.
"첫 번째 남자는 웃음소리가 큰 사람이었어. 그는 쓰나미로 폐허가 된 고향으로 돌아가, 자기 나라에서 최연소 외무부 장관이 됐어. 그는 스리랑카 스님이었지."
나는 계속해서 그의 귀 가장 깊은 곳까지 삽입하듯 한 번도 해보지 못한 말들을 밀어 넣었다. 온몸의 아프고 거친 말들이 밀려나와 심장을 찌르던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그의 귓속에 속삭였다. 사정하듯 쏟아져 나온 그 말들에 그가 웃었다. 웃음소리 때문에 생긴 짧은 파장이 밀착된 가슴에서 진동처럼 느껴졌다.
"넌 네 포피를 의사에게 강탈당하지 않고 간직한 덕분에 나를 더 깊게 느낄 수 있게 된 거야. 사라진 그 부분만큼 네 '그것'이 좋아."
"여기?"
"그래. 거기!"
그는 팽팽하게 민감해진 내 유두에 입을 맞추고 눈꺼풀 위에도 입을 맞췄다. 그가 뒤에서 나를 있는 힘껏 끌어안거나, 내 몸 안으로 들어와 날카롭게 꽂혀 진동할 때마다, 나는 그의 어깨와 가슴에 손톱을 밀어 넣었다. 극심한 통증과 쾌감은 경계 없이 허물어졌다. 비틀어진 비명소리가 입술 밖으로 흘러 나와 침대 이곳저곳을 적셨다. 아무도 없는 벼랑 끝에서 그와 내가 손을 잡고 서 있었다. 바람이 불었고, 그의 숨 냄새가 느껴졌다. 숨결이 느껴지는 간격이, 그 아득한 거리가, 좋았다. 나는 그의 귀밑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당신 숨 냄새가 좋아. 처음부터 그랬어."
그는 날숨이 '이산화탄소 냄새'라고 말하다가 웃었다. 꿈속의 그는 너무 자주 웃어서, 이전의 그와는 조금도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나를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두 번째 남자는? 아직 말해주지 않았어."
"……."
"마리, 내게 말해봐."
"두 번째 남자는……."
"남자는?"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애인의 애인에게]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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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