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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Feb 17. 2018

남자친구와 디저트를 먹으면 안 돼!


 연인이든, 가족이든, 친구끼리든, 뷔페를 가서 낸 돈이 아까워서 최소한 입장금액만큼이라도 때우기 위해서 배가 터질 것 같이 괴로울 정도로 식사를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애초부터 뷔페를 간다는 것은 배불리 먹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발을 디딘 것이고, 배고프면 배고플수록 포만감을 충분히 느끼기도 전에 위는 늘어나고 늘어나도록 식사를 하기도 한다.


"아, 배불러서 더 이상은 못 먹겠다."


 너무나도 많이 먹은 탓에 배가 불러온 자신을 보고 무언가의 만족감을 느끼곤 한다. 그리곤 정말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정말 배가 부르니까. 심지어 불쾌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게 하나가 있다.

 그렇게 배가 터질 것 같은데, 더 이상 뷔페 음식을 먹으면 토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상하게 우리는 디저트를 먹을 수 있었다.

 공감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로 그다지 거부감 없이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

 그렇게 배가 불러오는데도.

 터질 것 같으니 그만 먹어야겠다고 싶어도 말이다.



 디저트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대표적으론 달콤한 아이스크림이나 자그마한 케이크도 있고 바삭하고 달콤한 와플도 있다. 그리고 그런 것도 있지만, 과일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디저트가 되기도 한다.

 사과나 딸기의 새콤 달콤함, 와플의 바삭하고 입안에 스며드는 달콤함. 온몸에 활력을 돋게 하는 것 같은 초콜릿, 기운이 빠지게 할 것 같은 생크림이 가득한 그런 디저트.


 우린 디저트를 식후에 먹기도 하고, 그저 간식용으로도 즐기기도 한다. 그리고 그 디저트는 '달콤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대체 우리는 왜 불쾌할 것 같은 포만감을 두고도 이런 달콤한 것들을 또 먹을 수 있게 만드는 걸까?




 치과를 갈 때, 치료를 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은, 마취를 하기 위해 마취 주사를 놓는 것이다. 수술을 할 때도 수면 마취를 하고 싶은 게, 마취를 한다고 해서 신경적으로 고통을 잘 느끼지 못할 뿐이지, 자신의 신체가 수술대 위에서 뭔가 피부가 갈라지는(잘리는) 느낌이 드는 게 얼마나 불쾌한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불쾌함이나 고통을 지우기 위해서 마취가 필요하다. 어찌 보면 사람이 콩깍지가 씌워지는 게 그런 것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쁜 건 안보이고 좋게만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고통을 지우기 위해서 마취가 필요하다.

 우리가 배가 불러서 토할 것 같은 불쾌함과 포만감을 지우는 마취도 있다. 하지만 마약이나 불법은 아니다. 방법을 가르쳐 주려는 게 아니라, 우리는 이미 그 마취를 받고 있었다.


 아편이라고 의료약품으로도 사용되는 마약의 일종으로, 마취제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달콤한 디저트에도 아편이 있다. 정확하게는 내인성 아편 물질이다. 뇌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며 아편처럼 마취의 특성을 가진 화학 물질인데, 기분을 좋게 만들어 불쾌함을 마비하는 엔도르핀과 같은 일종이다. 그런 물질이 뇌에 분비되면 불쾌함이나 고통스러움을 차단하기 때문에 우리는 디저트를 계속 먹게 되는 것이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배불러서 그만 먹으려 하지만 디저트로 마무리. 디저트가 포만감의 고통을 잊게 만들고, 무언가를 또 먹게 만든다. 어쩌면 또 달콤한 디저트를. 그러면 혹시,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배가 고파질지도...


 달콤함은, 높은 열량 때문에 살을 찌우는 게 아니라, 더 먹게 만드는 마약 같은 녀석이라서 우리들의 살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이런 악마 같은...


 남자는 여자 앞에서 체중조절을 한다고, 먹보 이미지를 보이기 싫어서 식사량을 자제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에 여자는, 특히 여름철이 다가올 시기가 되면 몸매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식이조절을 시작하는 편인데, 식사 후에 디저트를 먹게 되면, 오히려 빠른 시간 안에 배가 고픈 적이 있었을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그럴 때는 더 더워서 달고 시원한 것이 더 당기게 될 텐데. 때려야 때고 싶지 않게 만든다. 거기다가 더워서 남자친구가 달콤한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자고 하면, 앞에 충분히 포만감이 있어도 먹게 될 거고 먹고 나서도 포만감을 지워 버릴지도 모른다.


 이런 요망한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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