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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양 Apr 26. 2019

타인과 쉽게 친해지기 어려운 이유.


 다른 나라에도 그런 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끼리끼리'라는 말을 크게 수용하는 편이다.


 그건 지난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친해질 친구는 별짓을 다하지 않아도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끼리 어울리는 법이었고, 친한 친구라고 한들 지나고 보면 별것 아닌 일로 친구가 아닌 '동창생'으로 매듭지어지는 경우도 있다.


 학교에서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끼리 어울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밖으로 나오면 그럴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바로 군대나, 회사, 각종 직장들이 그렇다.

 그곳에서는 끼리끼리를 활용하기엔 아주 어려운 단체들이다.


 그리고 그런 '끼리끼리'가 다른 의미로 크게 느낀 적은, 군대의 후임 때문이었다.

 후임들 중에서는 정말 말을 잘 안 듣는 녀석이 한 명이 있었는데, 선임들이 있건 없건 복도에서 노래를 불러대며, 이등병 때에는 노래방에 있는다고 청소시간에도 돌아오지 않아 심하게 혼이 난 경우가 있었다. 그건 시간이 지나도 크게 변하는 경우가 없어서 선임들에게 이쁨을 받지 못한 편이었다.

 그 후임은.

"밖에서는 나를 좋아해 주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여기선 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때는 별다른 해답을 말해주지 못했지만, 설령 안다고 한들 변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애초부터 별의별 인간들이 억지로 모여지는 게 군대인데, 자기와 맞는 사람들만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그건 사회도 마찬가지다.

 내 입맛에만 좋은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는 것도 아니며, 같은 취미로 모이는 동아리 같은 단체에서도 조차 내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은 존재하는 법이고 불편해진다.



 '끼리끼리'는 결국 서로 맞는 사람끼리 어울리게 되지만,

 군대는 그냥 누가 사람을 집어넣어주는 것 마냥, 그 사람이 후임이든 선임이든, 마음이 맞지 않든 마음이 맞든 어쩔 수 없이 그 무리에 속하고 2년이란 시간 동안 지내야 하고, 돈을 벌고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직장 또한 억지로 들어간 것은 아니더라도 어쩔 수 없이 버텨야 한다.

 그 안에서는 그 안에 맞게 각자가 변해서 맞춰야 하고, 그러지 않는 사람은 결국 밉보여지게 된다.



출처 pngtree


 그런 부분을 통해서,

 예전에 학교 선생님들이 했던 말씀이 생각나곤 한다.

"지금 이렇게 공부를 하는 게 정말 편하고 좋은 거다"라고.

 그건 정말 여러 가지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선후배가 아닌 이상 같은 위치에 있는 학교 동급생과 한 교실에 있는 것과, 직급이 다 나뉘어있는 회사의 부서 안에 있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다.


 싫어하고,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동급생이 있다면, 안 어울리면 그만이겠지만, 사회라는 게 그렇게 자기 편하게만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말이다.



 정말 싫어하는 타입의 상사라도 계급이 위에 있는 이상 말을 따라야 하는 수밖에 없으며,

 어떠한 일에도 자신과 맞지 않는 동기 또한 있을 것이며,

 자기 말을 무시하고 깔보는 후배도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는 어떤 것이든 다 어렵다.

 누군가와 친해지는 건 생각보다 까다롭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그런 인간관계 속에서 적응해야만 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그렇게 지쳐가기만 하다 보면,

 우리는 누군가를 찾곤 한다.

 

 친한 친구.

 사랑하는 애인.

 보고 싶은 가족. 등.


 힘이 들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고달파지면, 보고 싶은 사람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 얼굴들이 떠올를 때.

 보고 싶지 않은, 친하지 않은 사람이 떠올릴 리도 없다.

 그렇게 친하고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게 된다면, 그러니 친했던 사람은 계속 친해질 뿐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새로운 친한 사이가 되는 것도 어렵다.


 결국 끼리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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