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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 Apr 28. 2022

현재를 유예하지 마세요

-미루면 남는 건 후회뿐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것에서 큰 기쁨을 끌어내는 것이 아닐까요? 저는 행복의 비결을 알아냈어요. 그것은 현재를 보람 있게 사는 것이에요.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즐겁게 사는 거예요. 저는 순간순간을 즐겁게 살고 또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느끼며 살아갈 거예요

-키다리 아저씨 중에서-

 

 솔직히 이런 비슷한 말을 얼마나 많이 들어왔던가.  지금까지 읽은 책에서만도 이런  비슷한 문장들을 수없이 접했다. 아무리 여러 번 듣고 읽고 그런다 한들  뼛속 깊이 깨닫고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가 뭐 지금 즐겁게 안 살고 싶어서 안 살겠나? 나도 지금을 즐겁게 살고 싶다. 하지만  현재의 나는 남들은 다 가진 것만 같은 것을 가지지 못했었고, 남들은 쉽게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나는 잘 안되고 어려웠다. 많은 남들과 나를  비교하느라 나는 한없이 작아졌고 좌절했고 슬펐고 즐겁지 못했다.


그래서 자꾸만 현재를 유예하는 습관 같은 것이 생겨버렸다.


"대학만 가고 나면~"

"OO시험에 합격만 하고 나면~"

"차를 OO으로만 바꾸고 나면~"

"집을 OO평으로 이사하고 나면~"

"애들이 초등학교만 입학하면~"


그렇게 자꾸 "뭐뭐 하고 나면~"을 하면서 현재를 유예하며 살았다.  유예하며 참는 것도 습관이 되는 건지, 그것도 재능인 건지  참고 참고 참다 보니 이제 뭐 웬만한 것은 잘도 참는 버티기 선수가 되어버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을 경주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달려가느라 주변의 아름답고 조용한 경치는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지요. 그러다가 문득 늙고 지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목적지에 도달하든 도달하지 못하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저는 차라리 길가에 주저앉아 작은 행복을 많이 쌓을 거예요.

-키다리 아저씨 중에서



   '목적'을 설정하고 앞을 보고 달리는 사람은 열정이 있어서 좋다. 그것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멋지다. 그런데 책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가 말하는 것처럼 그 목적 하나만 바라보는  지나친 고집스러움은 주변에 사소한 작은 행복을 보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게도 한다.  그리고 문득 나이가 들어서 찾아오는 인생의 허무함에 몸부림 칠 수도 있다.


 요즘 가까이에 아픈 사람을 두고 있다.

https://brunch.co.kr/@bookgarden/161


그 사람을 보면서 그 사람이 겪는 그 큰 병의 고통을 안다고 할 수는 없다. 나는 병에 걸린 사람이 아니니까.


다만 나는,

그 사람의 예전 같지 않은 몸과 마음을 보면서  과연 인생은 어느 순간이 가장 최선일까? 어느 순간이 행복일까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따뜻한 봄,  두 다리로 뚜벅뚜벅 걸으며 달큰한 바람을 코끝으로 맞으며 커피 한잔 마시자고 할 수 없을 때, 일에 찌든 평일을 보내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금요일 저녁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자고 할 수 없을 때, 내 맘 몰라주는 남편한테 서운해서 남편 흉을 한 바가지는 보고 싶다고 말할 수 없을 때....


울컥 올라온다. 이 사소한 일상들이 사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얻어낼 수 있는 목적 같은 것이 되어버린 요즘.  지난 시간 속에 그 사소한 일상들을 왜 그때는 행복인지 몰랐을까 가슴을 치게 된다.


인생은 지금 이 순간, 사소해 보이는 지금 이 찰나에 감사와 행복이 있노라고 뼛속 깊이 깨달아간다. 그렇게 내 나이가 들어간다. 이제는  그만 유예하고,  사소한 기쁨을 주변에 모든 이들과 넘치도록 나누자.


검정콩을 볶아서 주변에 나누는 내가 좋고  딸기우유 하나를 내미는 열살 아이의 마음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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