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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검 Dec 20. 2020

아이폰 하나를 팔면 중국은 얼마를 벌까?

중국 제조 2025의 배경


Made in China,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아이폰을 사면 쓰여 있는 문구이다. 법적으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니 중국에서 제조된 사실을 밝히지만, 미국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졌다는 특별히 강조하기 위함이다.


 아이폰 하나를 팔면 중국은 얼마를 벌까? 아이폰 4의 밸류 체인별 부가가치를 분석한 자료를 참고해볼 만하다. 여러 곳에서 인용이 되는데 원 출처는 2011년 OECD에서 발행된 ‘Global Value Chains : Preliminary Evidence and Policy Issues’라는 보고서이다. 아이폰은 중국에 있는 대만 기업, 폭스콘이라는 회사에서 만들어진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 조립하는 비용은 6.5달러에 불과하다. 조립 전 부품 가격으로 한국은 80달러, 독일은 16달러를 번다. 중국 공장에서 나오는 공장도 가격은 194달러이다. 이 가격으로 수출하게 되면 수출 금액은 194달러가 되겠지만 실제 중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는 6.5달러에 불과하다. 매출만 많이 잡히지 실제 중국에 남는 게 없다. 유통에 90달러, 다른 비용으로 46달러가 더 해지면 애플사의 원가는 330달러가 된다. 그리고 소매가격 600달러에 팔면 애플은 그 차이 270달러를 버는 구조이다. 270달러가 미국의 ‘기술’과 ‘설계’에 따른 수입이다. 전체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개념설계, R&D, 브랜딩, 디자인 순으로 부가가치가 크고 단순 제조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가장 작다. 이를 스마일 커브라고 부르는데 결국 미국이 웃고 있는 구조이다.




중국 제조 2025


 중국은 이 구조를 깨기 위해 중국 제조 2025를 만들었다. 핵심 기술, 설계, 부품은 외국에 의존하고 중국에서는 단순 임가공 하는 구조로는 중국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리커창 총리는 간단한 볼펜의 펜심조차도 중국이 직접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통탄했다고 한다. 중국 제조 2025는 중국의 제조업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2020년까지는 한국, 프랑스를 제치고, 2025년까지는 독일, 일본에 준하는 제조업 2위 그룹에 진입하고 2045년에는 세계 제일의 제조업 국가가 되겠다는 장기 계획이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외국 전략을 카피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으나 중국 스마트 폰 업체의 급격한 성장(이제 삼성 휴대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화웨이의 5G 장비 시장 선점, 위챗과 틱톡의 미국 상륙, 알리바바와 텐센트로 대표되는 중국 IT기업의 공격적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투자 등 성과가 가시화되자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경계하는 눈빛이 뚜렷하다. 오로지 한국만이 아직도 10년 전, 20년 전의 기준으로 중국을 ‘싸구려 제품’ 만드는 국가로 깔보고 있다.

 

 중국 제조 2025의 10대 전략사업을 보면 핀 테크, 클라우드 서비스, 안면인식 및 AI 영상분석 등 차세대 IT는 이미 중국이 한국을 앞서 나가고 있다. 항공우주는 중국이 예전부터 강세를 보이는 분야이다. 독일 지멘스와 같은 선진 제조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로봇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속철 건설 수요를 가지고 있고 이미 고속철 건설 기술을 자력화하여 해외 수출 중이다. 또한 중국은 세계 최대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이다. 한국이 중국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분야는 해양/선박뿐이지 않나 싶다. 


 2017년 40만 명의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약 90%가 창업에 관심이 있으며,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 모 대학에서 4,0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창업하거나 스타트업에서 일하겠다고 응답한 학생은 각각 2.8%, 1.1%에 불과하다. 중국은 공산당 주도로 대기업은 경영자금, 생산 인프라, 데이터, 기타 기술 자원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은 빠른 기술과 혁신 성과물을 대기업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대기업, 중소기업 공동발전 모델을 만들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은 온갖 우수한 자원과 여유 자금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예전처럼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대기업은 중요한 프로젝트를 모두 자신의 SI 자회사(시스템 개발/운영 계열사)에게 발주 주고, 큰 프로젝트를 수주한 SI 자회사는 코딩 등 실제 업무는 협력사를 경쟁시켜 싼 값에 외주화하고 정작 자기는 중간에서 프로젝트 관리 수수료만 챙긴다. 이런 구조에서 우수한 IT인재들은 AI 등 핵심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몰두하기보다는 대기업 SI 계열사에 들어가 쉬운 프로젝트 관리 업무만 하게된다. 적어도 IT분야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혁신 모델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한국의 ‘빨리빨리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일까? 2025년 한국 제조업은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을까?   

    


관련 글

 : 한국과 중국의 산업 경쟁력 격차

 : 알리바바의 미래 투자

 : 텐센트, 한국을 배워 한국을 추월하다

 : 중국 경제 2032년 미국을 추월한다 


참조 링크

 : The Global Value Chain for Apple's iPhone 4  

 : 스마일 커브

 : ‘중국 제조 2025’, 美에 위협될까

 : 중국 2025년 일본·독일급 도약…2045년엔 미국 제칠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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