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이끄는 오프라인 마트 혁신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는가?
盒马鲜生 (허마센셩, 함마선생)
알리바바가 만든 신개념 마트이다. 원어 가장 가까운 한국 발음은 허마센셩(He Ma Xian Sheng)인데 한자는 다르지만 중국어 발음은 '하마 선생님'과 같다. 한자를 이해하자면 '함마'는 회사 이름인데 '함'이 상자를 의미하고 '마'는 말을 의미하니 상자에 담아 배송한다는 뜻이 아닐까. '선생'은 중국어로 신선한 제품이라는 '生鲜'을 거꾸로 한 것이다. 앞의 두 글자는 동물 '하마', 뒤의 두 글자는 '선생'(성인 남자에 대한 존칭)과 같은 발음인 것을 노려 이름을 만든 듯싶다. 자세히 보면 로고로 하마 얼굴로 되어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보면 일반 마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 마트와 가장 큰 차이점은 쇼핑 바구니가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점이다.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여 살 제품의 QR코드를 찍는다. 스마트폰으로 가격, 생산지, 조리법 등을 바로 볼 수 있다. 사고 자하는 물건을 온라인 쇼핑카트에 집어넣는다. 살 물건이 다 정해졌으면 스마트폰으로 결제한다. 물론 알리페이로. 구매한 물건은 위 사진과 같이 마트 하늘을 날아가 포장 센터에 도착한다. 마트 직원들은 10분 안에 포장을 마치고 배달 직원에게 넘긴다. 3킬로미터 이내 지역은 주문 후 도착까지 30분이 걸린다.
유튜브 내용을 보면 주문, 포장, 배송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중국에 부는 신유통 혁명(유튜브))
현재 기준으로 상하이에만 52개의 허마센셩 매장이 있다고 한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1. 알리바바가 오프라인 시장마저 온라인화 한다.
많은 상거래가 온라인화 되었고 코로나 19로 온라인 거래 비중이 더 확대되었지만 그래도 오프라인 거래가 대세인 물건들이 있다. 옷(패션 아이템), 가구와 같은 경험 상품(Look and Feel Product)과 해산물 같은 신선상품들이다. 알리바바는 이러한 한계를 깨고자 한다. 현재 알리바바가 만든 티몰에서는 AR, VR을 통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직접 집에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다. 옷과 액세서리를 가상으로 착용해보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해산물과 신선제품도 온라인 구매가 꺼려지는 품목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본 사진과 우리 집으로 배송되어 온 물건이 다르면 어떡하지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허마센셩의 오프라인 매장은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이다. 이런 불신이 해소된다면 고객들은 굳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바로 온라인 주문을 할 수 있다. 실제 허마센셩 지점 전체 매출 중 온라인 주문 비율이 50% 수준이며 개장한 지 반년 이상된 지점에서는 온라인 주문 비율이 70%까지 이른다고 한다. 신뢰 경험을 통해 주문이 더 많아지면 재고 순환이 빨라지고 그만큼 재고 낭비가 줄어 신선한 제품을 판매하기 더 쉬워진다. 선순환이다. 중국의 온라인 공룡은 이렇게 오프라인 시장을 온라인 화하고 있다.
2. 생산-판매-유통 전 가시 사슬의 전체 최적화가 가능해진다.
결제, 주문, 배송 등 각 분야의 디지털화가 추진되었지만 허마센셩을 통해 공급망 관리, 재고, 주문, 결제, 유통에 이르는 전 단계에 있어 디지털 통합이 일어난다. 분산된 시스템이 통합되고 데이터가 쌓이면 분석이 가능해진다. 전 가치사슬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지면 전체 최적화가 가능해진다. 이전에는 공급자, 도매유통, 소매유통, 배송, 소비자로 나뉜 산업구조가 하나로 통합된다. 알리바바는 이제 단순 온라인 판매 플랫폼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 가치사슬(Value Chain)에 손을 뻗치려 한다. 전 가치사슬의 디지털 통합으로 알리바바의 시장 지배력은 더 강해진다. 이로 인해 낭비가 제거되고 효율이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중간 유통상의 실직, 시장 지배력 남용에 따른 독점 이익 추구 폐해가 나타날 수도 있다.
3. 일상품 구매 소비 패턴의 변화한다. 알리바바가 개인 생활 깊숙이 들어온다.
온라인 매장에서 맞춤형 광고가 유행했지만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나는 목걸이를 이미 샀는데 목걸이를 한번 샀으니 더 사라고 계속 반복 광고하는 식이다. 온라인에서 사는 많은 물건들의 구매 빈도가 생각처럼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식료품, 일상품 시장에서 개인이 일주일에도 몇 번씩 유사한 제품을 구매한다. 데이터 활용성이 높다. 이 정보가 알리바바 서버에 축적되면 알리바바는 개인의 소비 패턴, 특히 식재료 구매, 일상품 구매 패턴에 대해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AI 학습 후 구매 추천 서비스, 새로운 광고 로직이 개발이 가능하다. 허마센셩 본사 직원 900명 중 절반이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자라고 하는 이런 좋은 기회를 놓질 리가 없다.
개인의 생필품 구매 패턴은 오프라인 구매 → 온라인 구매 → (패턴 인식을 통한) 알리바바의 추천에 기반한 구매로 간소화될 것이다. 앞으로는 개인이 허마센셩 앱을 열었을 때 똑같은 상품을 주문하는 시간은 줄고, AI가 추천해주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구매 여부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다.
허마센셩 관련 라벨 바꿔치기 사건, 변질된 사과 주스를 만든 사건들이 뉴스 기사에 나온 것을 보면 아직 대중의 완벽한 신뢰를 얻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런 유통 혁명이 일어나고 있고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보인다. 중국 서비스업은 혁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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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링크
: 알리바바, '3D 쇼핑' 개시...포스트 코로나 新쇼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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